봄이 다가온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때이다. 한의학에서는 아이의 키도 봄에 가장 많이 큰다고 말한다. 더욱이 봄에 잘 다져진 건강과 키 크는 습관은 일 년 내내 아이의 성장을 좌우한다.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봄을 잘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한창 눈에 띄게 커야 할 이 계절에 아이의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성장 부진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봄이 되면 우리 몸의 혈액순환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될 수 있는 몸속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이가 키가 크는 데는 유전보다는 영양, 운동, 수면 등 후천적 환경이 77%나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봄에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챙겨 먹어, 성장호르몬이 더 잘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봄의 기운과 햇살을 듬뿍 받고 산과 들 위로 올라온 각종 봄나물을 챙겨 먹는다면 금상첨화다. 또한, 이 시기에 키 성장을 돕는 한약도 아이가 키 크는 데 도움이 되고 질병 예방도 된다.

문제는 이 시기에도 잘 자라지 않는 아이들이다. 나중에 더 크겠지 하고 무턱대고 기다리다가 성장판이 아예 닫혀 버린다면 영영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아이가 1년에 4㎝도 자라지 않거나 키가 평균보다 10㎝ 정도 작다면 반드시 전문기관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아이에게 키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서둘러 찾아 다스려 줘야 한다.

후천적인 성장 부진 요인은 다양하다. 영양 과잉으로 인한 비만,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한 운동 부족, 공부에서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 환경호르몬의 영향, 갖가지 질병 등이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하이키한의원이 2007년 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내원한 만 8~15세 564명(남 125명, 여 439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장 부진 요인으로 남자아이의 경우 식욕 부진이나 만성 설사 등의 소화기허약증이 35.2%, 잦은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25.7%, 가족력이 9% 등으로 나타났고, 여자아이의 경우 성조숙증이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아이의 성장 부진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그에 따른 치료를 서두를수록 아이의 키는 크게 자란다. 한의학에서는 밥을 안 먹는 아이는 비위를 다스려 주고,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에게는 기를 보충해 주고, 아토피,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에게는 알레르기 유발 항원을 억제해주는 등 질환 치료에 초점을 맞추되 근본적인 면역력을 길러주는 치료가 가능하다.

미세먼지, 황사, 꽃샘추위 등 예전과 달라진 봄 날씨도 고려해야 한다. 기침, 감기, 비염 등 잔병치레로 아이의 몸이 시달리면 키 성장은 당연히 방해를 받는다. 열악해진 환경 요인을 부모가 모두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전문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종합성장검사를 받아 건강과 성장에 관한 도움을 받도록 한다.

하이키한의원 부산시청점 이재준 원장은 “최근 새 학기, 중간고사 등에 대한 스트레스도 키가 커야 할 중요한 봄을 놓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며, “적당한 신체 활동이나 나들이로 아이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등 봄에는 아이의 성적뿐 아니라 키 성장을 위해 부모가 조금 더 신경을 써 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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