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ㆍ풍력ㆍ바이오분야 10년간 80억달러 투자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기업의 산업 진출과 투자 계획 발표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진출에 있어 영국의 BP사만큼 과감했던 기업은 없었다.

 

세계 2위의 석유업체 BP는 2005년 사명을 ‘브리티시 페트롤륨(British Petroleum)’에서 ‘비욘드 페트로륨(Beyond Petroleum)‘으로 바꾸고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향후 10년간 약 8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선포하며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풍력ㆍ태양력ㆍ수소발전ㆍ고효율 가스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초기 3년간 18억달러를 투자하고 10년 걸쳐 80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또 태양광발전 전문업체 비피솔라와 같은 자회사를 지속적으로 설립해 202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의 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대로라면 향후 10년 안에 약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포스트오일시대 신재생에너지 성장성에 투자
BP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나선 것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 때문이 아니다. 이는 화석에너지 시대를 마감하고 다가올 ‘포스트 오일시대’를 신재생에너지가 맡게 될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의 추정 석유매장량은 1조1477억배럴으로 향후 40여년 동안 사용할 분량에 불과하다. 반면 석유 공급량은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며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게 BP측의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생산이 더욱 어려워지고 생산단가가 올라가 2008년을 전후해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어 고유가시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새 유전 개발로 고갈 시점이 다소 늦춰질 수는 있겠지만 화석에너지의 종말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당면과제다. 더불어 원유가격은 더욱 요동치면서 세계는 또다시 석유전쟁의 불안감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BP는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을 선택했다. 분야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약 20~30% 이상 매년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감축기술과 관련한 시장도 매년 20% 이상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연간 3000억달러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는 석유시대 이후를 준비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석유회사 지분 매각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
존 브라운 BP 회장은 “우리는 지구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시점은 온실가스와 기후변화의 관련이 증명된 뒤가 아니라 사회가 이를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할 때”라며 투자의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정유업체의 부정적인 이미지 탈출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이미 기술 개발과 상업성 확보가 이뤄진 상태”라며 일축한 바 있다.

 

BP의 투자는 우리나라 에너지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8월 BP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석유화학의 지분 47.41% 전량을 매각해 8년 동안 진행됐던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도 했다.

 

이는 석유화학에 대한 사업성을 의심해서라기보다는 한국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성과 투자가치에 대한 BP와 삼성측의 견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BP의 과감한 투자와 선택은 최근 신사업 진출을 놓고 시기와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의미 있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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