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미국 2위, 일본 8위, 한국 26위 順
정책지원 중요하지만 점차 자생력 확보

[이투뉴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어니스트앤영(E&Y)이 최근 발간한 ‘재생에너지 국가 매력 지수(RECAI)’에서 중국이 3년 연속 40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자 높은 석탄 의존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심각한 대기오염과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파리 기후협정에서 중국은 2030년까지 저탄소원으로 에너지의 20%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태양광 부문에서도 중국의 활약은 단연 돋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은 105GW의 태양광 용량을 추가해 2020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10년 전만해도 100MW를 보급하고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중국은 지난 한 해 130GW의 태양광 용량을 추가했으며, 이는 전 세계 설치용량의 32.4%에 해당한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매력적인 재생에너지 투자처 2위에 올랐다. 작년 RECAI 순위에서 미국은 3위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때문에 재생에너지 산업이 주춤하는 듯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30% 관세 부과는 대부분 시장에서 흡수된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통과된 미국 세금 개혁법안에서 풍력발전이 보조금 삭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순위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주정부와 지역 단위 친환경 정책들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이는 재생에너지에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RECAI의 최고 에디터인 벤 워런은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이 어느 정도 성숙했음을 확인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조금 삭감이나 관세 부과, 금리 증가는 산업 전체를 흔들어 놓았었다. 그러나 현재 그러한 요소들은 맞바람 정도이지 허리케인은 못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수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개혁을 중단할 수 없는 이유도 설명했다. 

벤 워런은 “지난 1월 미국 정부가 부과한 태양광 수입 관세는 태양광 개발에 제한적인 영향만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발전사 규모에서 풍력 발전소로 관심이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 관세는 세계 무역 기구가 정한 규칙과 충돌하며, 미국 태양광 투자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제조를 미국 내로 이동시키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토탈과 셸 등 세계 최대 석유 회사들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한 점도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로얄 더치 셸은 미국 테네시주 내쉬빌에 있는 태양광 개발사 실리콘 랜취 코퍼레이션의 지분 상당량을 2억1700만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실리콘 랜취는 향후 2년간 청정에너지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토탈도 태양광, 수력 발전소인 EREN 리뉴어블 에너지의 지분을 취득했다. 토탈은 벨기에 천연가스, 녹색전력 공급자인 램피리스와 새프트 배터리 제조사도 인수했다.

미국의 태양광과 풍력터빈은 지난 1월과 2월 미국 전체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98%를 점유했다. 풍력은 1558MW, 태양광은 565MW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태양광과 풍력은 미국에서 더 저렴해지고 있으며 화석연료로부터 에너지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재생에너지는 오는 2021년 신규 설비용량의 69%를 차지하게 된다. 70개 석탄 화력발전소가 폐쇄돼 재생에너지 산업의 길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여부에 상관없이 청정에너지 혁명은 계속되고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나라들이 재생에너지 경주에 참가하면서 미국 시장이 더 커지고 이 점은 투자자들을 더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태양광은 다른 기술들보다 MW당 가격이 더 높지만, 그 중요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017년 RECAI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던 인도는 올해 미국과 독일(3위)에 밀려 4위에 랭크했다. 인도는 수입 태양광 패널에 70%라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입찰 건수가 낮았다는 점에서 2022년 태양광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투자우려 분위기를 형성시켰다. 

2016년과 2017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던 영국은 올해 상황이 호전되면서 지난해보다 3단계 올라 뛴 7위에 올랐다. 정부 보조금 없이 태양광과 육상용 풍력 상업 발전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 신호로 보고 전문가들은 영국의 재생에너지 부활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9위로 올라선 네덜란드도 태양광 시장 확대와 정부 보조금 없는 해상용 풍력 산업의 덕을 봤다. 10위의 덴마크에서도 재생에너지의 빠른 성장속도가 감지되고 있다. 덴마크는 유럽 내 주변국들과 전력망이 상호 연결돼 있어 잉여 풍력 발전 전력을 수출할 기회가 열려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에 힘을 실고 있다. 

두 나라는 2040년까지 14%라는 EU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으며 그에 따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8위를 차지한 일본은 발전차액제도의 대폭 삭감 이후 지난해 80여 곳이 넘는 태양광 회사들이 파산을 신청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캐나다는 풍력 설치가 2016년 702MW에서 지난해 340MW로 가파르게 줄면서 전년보다 순위가 하락한 1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캐나다 서부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그린 온 리베이트 같은 친환경 정책들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한 나라에는 대만(31위), 폴란드(36위), 노르웨이(37위), 인도네시아(38위) 등이다. 대만은 원자력 발전소 폐쇄를 진행하면서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올리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제적 상황 덕분에 특히 해상용 풍력 분야에서 많은 해외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보다 3단계 오른 26위에 올랐다. 

어니스트앤영은 재생에너지 투자 매력 시장 40개국을 정하는데 5가지 주요 요소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장기적 에너지 공급과 수요 다이내믹스, 정책 경향, 재생에너지의 비용 경제성,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촌 시장 경향 등이다. 

어니스트 앤 영은 “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 향상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지원이 시장 매력도에 상당한 영향을 계속해서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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