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광량만 1억3000만톤…90년 이상 채굴 가능
생석회·소석회 가공 판매…지난해 매출액 500억
소성로 효율 높이니 생산량 늘고 매출도 껑충

▲ 충무화학 관계자들이 정선광업소 갱 안을 둘러보고 있다. 차량을 보면 갱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가능하다.

[이투뉴스] "지난해 생산량이 늘다 보니 갱도 길이가 6km 가량 더 깊어졌다. 현재 전체 길이는 60km쯤 된다. 차로 돌아도 30분이 걸리는 거리다. 수직으로는 150m까지 내려간다. 그야말로 개미굴인 셈이다." 김상국 충무화학 부사장이 갱을 들어가기 전에 이렇게 비유했다.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충무화학은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석회석 광산개발·가공업체다. 1994년부터 자체 광산에서 석회석 채굴을 시작, 노천채광과 갱내채광을 병행하다가 1999년부터 전부 갱내로 전환했다. 

폭 12m, 높이 7.5m의 거대한 정선광업소 갱 입구에 도착했다. 김 부사장은 갱의 모양부터 이야기했다.

그는 "들어가서 보면 알겠지만 갱 모양이 아치형도 있고 사각형도 있다. 사각형은 예전에 뚫은 거라고 보면 된다. 일반인들은 별거 아니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갱을 아치형으로 뚫는다는 게 상당히 힘든 기술이다. 요즘은 전부 아치형으로 뚫는다"라고 강조했다. 이유를 묻자 원형 구조가 붕괴로부터 제일 안전한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터널이 원형인 것과 같은 이치다. 

▲ 아치형으로 생긴 갱도 모양.

이곳의 석회석 매장량은 매우 풍부하다.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김영민)에 의하면 이 광산의 확정광량은 1억3000만톤이며 예상광량은 4억4000톤에 달한다. 충무화학이 지난해 석회석 원석을 140만톤 생산했으니 앞으로도 약 90년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석회석 원광뿐만 아니라 생석회, 소석회, 아스콘(아스팔트 콘트리트)도 가공해 생산하고 있다.

그는 "석회석의 분자식이 CaCO3다. 석회석을 구우면 CO2 가스가 빠지면서 CaO만 남는데 이것이 생석회다. 여기 생석회에 물을 집어넣으면 Ca(OH)2 소석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공품들은 석회석 원석을 판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8~9배 높다고 덧붙였다.

석회석은 제철용, 소성용, 제지용으로 사용되고, 생석회는 주로 제강용으로, 소석회는 소각 및 페수처리 등의 환경용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충무화학은 석회석 원석을 포함해 전체 181만톤을 생산했다. 현대제철, 한국남동발전, 태경산업, 오미아코리아 등이 주 거래처다.

이를 바탕으로 충무화학은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389억원에서 428억, 459억, 지난해에는 502억원을 기록했다. 김 부사장은 "품위 좋고 백색도가 좋은 석회석이 나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고 멋쩍게 웃었다.

◆ 광학선별기서 분리되고, 소성로서 구워지고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

갱도를 나와 바로 아래에 있는 작업장에 들어섰다. 차 문을 열자마자 시끄러운 돌 소리가 귀를 찔렀다. 광학선별기 안에서 석회석이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소리다. 

  

이곳은 채굴된 석회석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선별 작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 기계는 컴퓨터에 설정해 놓은 백색도 기준에 맞게 광석을 분리해 준다. 돌이 떨어지는 찰나에 컴퓨터가 스캔을 실시한다. 그 결과 하얀색 돌(석회석)은 그대로 밑으로 떨구고, 검은색 돌(폐석)은 바람을 이용해 앞으로 쳐낸다. 한 시간에 150톤 가량을 처리한다. 

광학선별기 도입은 충무화학이 국내 처음이다. 광물공사에 요청해 시설융자를 받아 2006년 독일에서 들여왔다. 이 기기를 통해 정확도과 속도를 잡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불과 십여 년 전만해도 지역 주민들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에 석회석을 놓고 직접 손으로 골라냈다. 사람이 손수 눈으로 고르다 보니 정확성이 떨어졌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충무화학을 시작으로 현재 광산업계에는 이 제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는 "광학선별기는 석발기(쌀에 섞여 있는 돌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기계)와 원리가 비슷하다. 그래서 실제로 예전에 국내 석발기 업체에게 제작 의뢰를 하려 한 적도 있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 tsk 유체소성로.

이렇게 골라진 석회석은 소성로(벽돌 따위를 구워 내는 가마)에 들어가 구워진다. 불을 만난 석회석은 내부 가스가 빠지면서 생석회로 탈바꿈한다. 크기는 그대로지만 무게가 절반가량으로 준다. 원석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품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특히 충무화학은 2014년 TSK 유체소성로를 준공해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소성로는 생석회 85%까지 소성이 가능했는데, 이 시설은 90%까지 가능하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품위를 말한다.

충무화학은 새로운 소성로로 생석회 생산량을 곱절 가량 늘렸다. 김 부사장은 이를 통해 매출액이 1.6배 늘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TSK 유체소성로는 값싼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 절감 효과도 내고 있다. 한달에 900톤 가량의 유연탄이 소비된다.

그는 TSK 유체소성로 건설은 광물공사 공이 컸다고 강조했다. 충무화학은 2013년 공사에게 융자금 120억여원을 지원받아 이 설비를 완공했다.

신홍준 광물공사 개발지원처장은 "공사는 Happy CEO 프로젝트와 Mining Neighborhood 프로젝트 등을 통해 중소 광업계의 기술 혁신을 돕고 있다"면서 "충무화학 역시 공사 지원의 대표 성공사례"라고 설명했다. 

◆ "자금 조달 방법은 광물공사밖에 없어"

▲ 김상국 부소장이 국내 광업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성로의 열기와는 달리 사무실에 앉은 김 부사장은 근심을 연거푸 토해냈다. 광물공사와 광해공단이 통합되면서 국내 광업계에 대한 지원이 끊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그는 "회사가 여기까지 회사가 클 수 있었던 것은 광물공사 덕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비싼 장비와 설비를 들일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충무화학은 지난 10년간 착암기, 천공기, 점보드릴 등 38개 장비를 구입했다. 전체 구매비용은 124억원. 이중 52억원을 국고보조로 공사에서 지원받았다. 

시설 설치를 위한 융자 역시 공사가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에는 TSK 유체소성로 건설을 위해 120억여원을, 지난해는 중탄설비 공장 신축을 위해 60억원 융자를 받았다. 

김 부사장은 광업권의 특징도 설명했다. 그는 "담보가 있어야 돈을 빌릴 수 있는데, 국내 은행에서는 광산을 담보로 잡아주질 않는다. 은행이 광산의 매장량, 가치 등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공사가 광업권을 평가해 주고 있기에 자금 조달 역시 공사에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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