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1~6단계 연료전지 운영·설치 현장국내 첫 MCFC부터 최신 SOFC, 복층형까지 한 자리에

▲ 신동호 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차장이 5단계 복층으로 건설된 발전용 연료전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촤아아~~~’ 높낮이 없이 고른 기계음이 빗방울 소리에 묻혔다. 대화를 위해 조금 목소리를 높여야 했지만 귀에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이 설비가 5단계 인산형 연료전지(PAFC)입니다. 부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연료전지를 3층으로 쌓았는데, 3단계 사업 때 전 세계에서 우리가 처음 시도했습니다. 올해 6단계 사업 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국내 최초로 설치·운영하게 됩니다.”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열병합발전소. 신동호 남동발전 차장이 옥외 주차장 건물을 닮은 3층 철골 구조물 앞에서 설명을 시작했다. 올해 3월 준공한 5.72MW규모 5단계 연료전지 설비다. 건물로 치면 뼈대만 있는 형태인데 연료전지 13대를 2~3층에 가지런히 배치해 외관이 깔끔하다. 컨테이너 모양의 연료전지 외함(外函)은 관리를 위해 정면과 측면에 ‘5단계 1호기’, ‘5단계 2호기’ 식으로 13호기까지 표식을 붙였다.

이들 전지는 시간당 약 70kg의 천연가스를 소비하며 440kW의 전기와 120℃ 열(熱) 192Mcal(60℃는 250Mcal) 생산한다. 발전효율은 41%, 열효율은 49%이다.(종합 90%) 440kW 13대가 개별 구동하므로 고장 시 해당설비만 정지한다.  PAFC는 개질기를 이용해 LNG를 수소로 바꾼 뒤 이를 전극·전해질 등으로 구성된 스택(Stack)에서 공기 중 산소와 산화·환원시켜 전기를 만드는 발전설비다. 부산물로 발생하는 열은 주로 지역난방용으로 쓴다.

신 차장은 “연료전지는 천연가스(LNG)만 계속 공급되면 장기간 공해 없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분산형 발전설비”라면서 “단순히 신재생 공급의무량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운영을 위해 다각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다른 발전사와의 차별점이다. 그 점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분당열병합발전소 전경.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 전기와 열을 공급한다.

5단계 설비동과 불과 10여m 거리에는 같은 높이, 같은 설비용량의 연료전지(5.72MW)가 자리 잡고 있다. 2016년 9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3단계 설비로, 한정된 부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처음 구조물을 복층으로 만들었고 후속 4,5단계 사업의 모델이 됐다. 하지만 연료전지를 기존 발전소와 동일시 한 지역주민 반대로 민원에 부딪혀 착공이 1년 가량 지체되기도 했다.

여기서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지상설비가 2013년 4월 준공된 2단계 3.08MW(440kW 7대)이다. 2012년 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RPS) 도입 때 남동발전이 1단계보다 용량을 약 10배 키워 이듬해 설치했다. 발전사 최초로 연료전지 저온열(60℃)을 가스공사 LNG가열용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3~5단계 주력기기인 두산 440kW 퓨어셀 모델이 처음 설치된 것도 이때다.

앞서 2006년 남동발전은 국내 첫 300kW 용융탄산염형(MCFC) 연료전지를 분당에 설치하며 발전사 연료전지 시대를 열어 제쳤다. 이달초 기준 1단계(300kW) 연료전지 출력은 약 260kW, 누적발전량은 2만2024MWh이며, 2단계(3.08MW)는 각각 출력 2850kW, 누적량 8만2568MWh이다.

▲ 3.08mw 2단계 연료전지는 지상에 설치됐다.

분당 열병합발전소의 나머지 여유부지는 속속 신설 연료전지로 채워지고 있다. 발전소 북동부 한 부지에서는 5단계 3배 크기인 16.72MW 대규모 연료전지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설비용량이 큰 만큼 구조물의 폭과 너비도 비례해 커졌다. 건축면적 1023㎡, 17m 높이다. 역시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PAFC)를 공급한다. 멀찌감치서 바라보면 대형상가다. 이미 연료전지 38대가 자리를 잡았다.

4단계 사업은 조만간 시운전에 들어가 오는 8월 준공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분당열병합은 1~5단계 누적 31MW의 설비를 보유한 수도권 동남부 최대 연료전지 단지가 된다. 이는 분당지역 약 1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자 남동발전 RPS목표치의 9%에 해당한다. 각 단계별 투입사업비(추정치)는 3단계 260억원, 4단계 700억원, 5단계 260억원 등이며, 3단계 5.72MW 기준 10년 평균 연간 LNG사용량 약 1041만N/㎥를 기록하고 있다.

▲ 5단계 구조물 옥상에서 바라본 4단계 건설현장. 대형상가를 연상시키듯 규모가 크다.

분당열병합은 규모 확대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태다. 올 연말까지 4단계 설비동 인근에 아직 국내에 도입된 적 없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8.35MW(300kW 27대, 250kW 1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건물 역시 부지효율화를 위해 3층으로 건립되지만 건축면적(565㎡)과 높이(14.6m)를 이전 PAFC 대비 슬림화 된다.

SOFC의 가장 큰 특징은 발전효율이 기존 MCFC나 PAFC 대비 크게 높다는 점이다. PAFC가 40%대라면 SOFC는 65%를 시작값으로 제시한다. 열수용가가 적어 열원이 불필요하거나 발전량 비중확대가 유리한 경우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발전이 6단계에서 도입하는 설비는 블룸에너지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지분을 50% 투자해 설립한 블룸에너지재팬이 공급한다.

이와 관련 남동발전은 블룸에너지 측과 MW당 약 3억5000만원 안팎의 10년 단위 LTSA(장기서비스계약)를 체결할 예정이다. SOFC는 기존 연료전지처럼 LNG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고체세라믹을 활용해 연료전지 보수나 소음, 백연이 최소화 되고 체적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 전력망(27MW)을 비롯해 이베이 데이터센터(10MW), 애플캠퍼스 마이크로그리드(4MW) 등에 공급된 이력이 있다. 이번 6단계 사업의 투자비는 약 400억원 내외다.

▲ sofc방식으로 건설될 6단계 연료전지 사업 구조물 조감도

현재 초기 설비투자비가 높은 연료전지는 REC(신재생공급인증서) 가중치 2.0을 적용받아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정책 보조가 끊길 경우 아직 자생력을 확보할 여력이 안된다는 뜻이다. 발전사들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5~10%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복합화력 발전효율이 70%대에 육박하는 시점에 굳이 원천기술이 외산인 연료전지를 보급해야 하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적잖다.   

신동호 차장은 "연료전지 발전사업의 성공요건은 치밀한 경제성 분석과 지역주민과의 조화"라면서 "경제성은 장주기 차원에서 면밀하고 꼼꼼하게 검토하고, 주민수용성은 사업 초기부터 오해가 없도록 자세히 알리고 소통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연료전지는 시운전 때가 유독 어려운데 아직 원천기술이 해외 것이다보니 국내기업 인력 역량이 부족하고 설비공급사가 운영까지 하다보니 전체 설비가격이나 관리비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공급량을 늘리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국산기술화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당=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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