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 열병합발전소 중 최대(756MW)-최신-최고 효율 자랑
송전탑 없이도 25만세대 전기 및 13만세대 난방에너지 해결

[이투뉴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오다보면 봉담-동탄 간 고속도로로 빠지는 동탄JC가 보인다. 그 바로 옆에는 대형 공장이나 업무용 빌딩 같은 큰 건물이 있다.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인 크래프트에서 나오는 배경 건물과 비슷하다는 말도 한단다. 이 건물이 바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동탄 열병합발전소다. 경부고속도로 통행량을 고려하면 판교열병합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발전소다. 과거에는 발전소 하면 거대한 굴뚝부터 찾았지만, 이제 굴뚝을 다 숨겨 찾기 어렵다.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이전까지 400∼500MW급이 최대 규모였다. 발전자회사가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전체 단위로 더 큰 곳도 있지만, 열생산 측면에서는 비슷했다. 하지만 한난이 동탄열병합을 준공하면서 최대규모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한난 내부적으로 동탄 열병합은 최대(最大), 최신(最新), 최고(最高) 효율이라는 삼관왕을 모두 차지했다.

열병합발전소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한다. 동탄열병합 역시 발전용량 757MW 규모로 동탄신도시는 물론 수원, 오산, 용인 등에 사는 25만 세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지역난방용 열도 인근 13만 세대 이상에 공급 가능하다. 특히 국내 대표적인 분산전원으로 도심지역에 전기와 난방·급탕 수요를 충당한다. 그러나 동탄열병합 어디에도 송전탑이나 변전시설 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살지 않는 바닷가에서 전기를 생산, 수요지까지 대형 철탑으로 끌어올 필요가 없는 분산전원이기 때문이다.

▲ 얼핏 보면 발전소가 아닌 대형 빌딩이나 공장처럼 보이는 동탄 열병합발전소 외관.

◆우여곡절 끝 완공…효자역할 톡톡 
사실 동탄열병합은 인근 한난 화성열병합의 후속 발전소다. 동탄신도시가 개발되면서 동탄 1지구는 화성이 맡고, 동탄 2지구를 커버하는 용도로 계획됐기 때문이다. 동탄2 신도시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영천리, 청계리 등 2402만㎡의 부지에 11만호(인구 29만명)를 세우는 프로젝트다. 택지개발지구와 함께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지역난방 공급이 추진됐다.

한난이 2010년 6월 산업통상부로부터 동탄 2지구 집단에너지사업허가를 받을 때만 해도 이곳에 400MW 내외의 열병합발전소를 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근지역 열수요 증가와 함께 가스터빈기술 발전으로 전기 생산능력이 강조되면서 발전용량을 800MW 수준으로 다시 키우는 변경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4년 두산중공업과 756MW, 열공급능력 524Gcal/h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짓기로 최종 계약했다. 500MW급 화성과 파주 열병합을 지으면서 쌓은 노하우와 경험이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이었다.

동탄열병합은 이후에도 발전용량 등 규모를 둘러싸고 수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 등 기저전원이 대거 시장에 들어오면서 전력시장가격(SMP)과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전력시장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난은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열공급을 위해선 열병합발전소 역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800MW급 건설에 착수했다.

2015년 시작된 동탄열병합 건설공사는 2017년 11월 1호기가, 한 달 뒤인 12월에는 2호기까지 상업운전에 나서는 등 전체적으로 29개월가량이 소요됐다. 800MW급 발전소 건설 및 계통 연결, 시운전, 설비안정화 등을 그 짧은 시간 내에 마치자 다른 발전사들도 깜짝 놀랐다. 주기기 공급과 시공을 다 맡은 두산중공업의 신뢰성 높은 기술도 큰 역할을 했다. 동탄열병합의 완벽한 건설과 성공적인 상업운전으로 한난은 대형발전소 건설 및 운영능력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경부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는 동탄열병합발전소 전경.

동탄열병합은 최근에 발전 전용으로 지어진 LNG복합에 비해선 발전효율이 약간 낮다. 국내 제작사인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발전기(가스터빈은 미쓰비시 G클래스)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발전효율이 53%으로 50% 후반대의 MHPS(J클래스)나 지멘스(H클래스) 제품에 비해 효율이 조금 낮다. 효율은 떨어지지만 건설비용 등 전체 라이프-사이클 코스트에서는 저렴하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됐다.

하지만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경우 종합효율은 81.8%(모드1 기준)로 치솟는다. 열병합발전이 국가 전체적인 에너지이용효율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도 여기서 출발한다. 또 개별 전기생산과 난방에너지 생산하는 방식보다 에너지절감 및 오염물질 배출저감, 온실가스 저감까지 일석사조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미 여러 차례의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많은 편익 불구 아직 배고픈 열병합발전
동탄열병합 굴뚝으로 나가는 배기가스 온도는 70도 내외다. 발전소 굴뚝으로 나가는 배기온도는 발전소 효율의 척도다. 70도 근처는 버리는 에너지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환경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만큼 오염물질 배출도 최소로 줄였다. 특히 유일하게 나오는 질소산화물조차 SCR(선택적 환원촉매) 설비를 갖춰 법적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3∼4ppm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오염물질로 오해하는 백연(白煙, 수증기)을 없애기 위해 복수기에 하이브리드형 냉각탑을 적용하는 등 환경을 위해선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높은 습도로 발생한 냉각탑 백연이 제거장치를 가동하자 1분도 안돼 모두 사라졌다.

특히 동탄지사는 한난 사업장 중 유일하게 열전용 생산설비(PLB)가 없다. 인근 지사와 배관연계로 초기 공급에 나서는 등 열네트워크가 구축돼 있기에 가능했다. 또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비싼 PLB가 없는 만큼 가장 경제적인 열원을 생산한다. 여기에 모두 600억원을 들여 신재생에너지인 연료전지발전시설(11.44MW)도 짓고 있다. 저가열원 확충와 함께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확보를 위해서다.

동탄열병합은 지난해 말 상업운전 이후 지금까지는 뛰어난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설날처럼 수요가 없거나 정비시기가 아니면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급전지시를 받고 있다. 효율이 약간 낮은 발전기 특성에도 불구 급전순위 20위권에 안착하는 등 경제성도 나쁘지 않다. 과거 SMP가 130원/kWh을 넘어설 때 팽팽 돌던 화성과 파주 열병합처럼 엄청난 이익을 내진 못하지만 회사 성장과 수익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분산전원 및 집단에너지설비로서의 기여도에 비해선 아쉬움도 많다. 여기에 아직은 급전지시를 받아 가동을 하고 있지만, 언제 열제약 운전으로 밀릴지 모르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800MW 규모에 달하는 발전용량에 최신설비 임에도 불구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열병합발전소가 공통으로 겪는 설움이다. 분산전원(송전탑 건설회피, 송전손실 저감, 계통혼잡 회피 등)과 집단에너지(에너지효율제고, 오염물질·온실가스 저감 등) 편익에도 불구 제대로 된 보상체계가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단에너지사업자 중 최대 규모인 동탄 열병합은 그래도 낫다. 인근 시설과의 연계를 통해 설비가동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다른 열병합발전소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특히 지은 지 오래된 중소 열병합발전소는 예외 없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건설한 하남열병합이나 양주열병합, 오산열병합 등도 언제쯤 이익을 낼지 미지수다. 에너지전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가 주력에너지로 자리잡기 전까지 필수적으로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열병합발전소. 그들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터뷰] 송현규 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장

“열병합은 가장 편익 많은 친환경 발전소”
에너지전환 과정 실질적 역할…열연계로 경쟁력 업그레이드

▲ 송현규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장

“전기만 생산하는 발전소의 경우 효율이 50% 대에 머물러요. 하지만 열까지 생산하면 효율이 80% 이상 올라가는 만큼 열병합발전소는 현실적으로 가장 편익이 크고, 환경친화적인 발전소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기 전까지 열병합발전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동탄 열병합발전소 건설단계부터 이곳에 실무책임자로 근무하다 지사장으로 승진, 준공 이후 발전소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는 송현규 동탄지사장은 열병합발전소 편익부터 얘기했다. 올겨울 82%에 달하는 종합효율을 통해 동탄신도시 및 수원, 용인 등 도심지역의 전기와 난방을 책임졌다. 수요지 인근에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중선으로 인근 변전소 2곳으로 전기를 보내기 때문에 송전철탑 등도 전혀 필요 없고, 손실도 그만큼 적다.

“이 곳에는 아직 수요가 모두 차지 않아 동탄열병합에서 생산된 열을 인근 수원과 용인지사까지 25bar 배관을 통해 보내고 있습니다. 한난의 또 다른 장점인 사업장 간 연계가 가능해 더욱 효율적인 에너지설비를 운용하는 한편 경제적인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죠”

한난은 현재 경기 남부(화성)에서 서울을 거쳐 경기 북부(파주)까지 열배관이 연결돼 있다. 평택 고덕신도시와도 조만간 연결할 계획인 만큼 수도권 전체를 남북으로 관통할 날도 머지않았다. 열연계는 한난이 지역난방 수요자에게 더욱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난방과 급탕을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송 지사장은 한난 내부에서도 열병합발전 전문가로 손꼽힌다. 초창기 청주열병합을 시작으로 과장 때는 화성열병합 건설 및 운영에 참여했고, 관리자가 돼서는 화성열병합에 몸담고 있는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그는 지사장이 된 후 한 번도 문을 닫고 지사장실에 머무른 적이 없다고 한다. 화성열병합이 가장 빠른 기간 내 안정화를 이룬 것도 이러한 소통노력 덕택이다. 외적으로는 인근 산업단지 입주업체와의 협력방안 모색 및 환경정화활동 참여 등 지역사회 기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직원들도 최대,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화성열병합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해요. 단순히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실제 회사 순익을 비롯해 안정공급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작은 문제라도 생기지 않도록 열정적으로 업무하는 것이 보입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성장하는 만큼 앞으로는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해야죠”

송 지사장은 사람이 우선이라는 판단아래 직원 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안전을 최우선하도록 강조한다.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단시간 상업운전에 이를 수 있도록 휴일마저 반납한 채 많은 고생을 한 직원들을 위해 앞으로는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는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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