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집단에너지, 지속가능성을 찾아라
[창간기획] 집단에너지, 지속가능성을 찾아라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8.05.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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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부문 적자사업구조 여전, 산단열병합도 규제 강화로 몸살
섣부른 경쟁체제 도입이 가장 큰 원인, 신재생 완성까지 역할 필요

"많은 편익 불구 사업현장에선 위기감 확산"

  친환경 분산전원 편익 보상과 함께 사업구조 개편이 핵심 키

[이투뉴스] ‘부익부 빈익빈, 빈곤의 악순환’.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에 늘 붙어 다니는 말이다. 그만큼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이 현재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업자가 하나같이 다 어렵다면 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집단에너지는 소수 선발사업자는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반면 후발주자일수록, 소규모 사업일수록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지역난방사업부문이 이처럼 극과 극으로 이원화된 원인에 대해선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분석을 끝냈다. 섣불리 경쟁체제를 도입한 정부의 실책, ‘규모의 경제’에 미달하는 사업구조, 장밋빛 꿈만 꾸며 진입한 사업자의 책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원인은 나왔으나 해법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 무엇도 해결하지 못한 채 질질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우리는 항상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원가경쟁력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열요금을 2배로 올려도 모든 사업자가 만족할 지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는 열요금을 최대한 손대지 않고 열병합발전의 분산전원 편익보상으로 원가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기나 가스 당국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수년째 논의만 진행될 뿐 눈에 띠는 개선안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산업단지 열병합발전 분야는 지역난방부문에 비해선 훨씬 낫다. 비교적 안정적인 스팀수요가 있는데다 저렴한 석탄연료를 사용, 아직은 다수의 사업자가 탄탄한 경영실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환경 이슈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갈수록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원천적인 에너지절감시설임에도 불구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비롯해 미세먼지 논란에 따른 과도한 규제 등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다. 바이오매스나 SRF(폐기물 고형연료), LPG 등으로 연료전환을 꾀해도 민원과 제약이 너무 많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이 갈수록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이용효율 제고를 시작으로 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저감, 각종 분산전원 효과까지 국가 전체적으로 많은 편익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 산업 자체는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속가능발전 방안이 잘 보이지 않는 집단에너지사업, 더이상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

▲ 대표적인 친환경 분산전원인 열병합발전과 소각열 등 미이용 에너지를 활용, 국가 전체적으로 많은 편익을 제공하는 집단에너지사업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이 위기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존의 기로에 선 지역난방사업
정부가 원자력과 석탄의 대안으로 보고 있는 LNG발전,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분산전원으로 불리는 열병합발전이 사업의 중심인 한 집단에너지업계가 경영 악화로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규모 송전방식이 아닌 친환경 분산발전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편익 대비 제도개선이 더뎌 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집단에너업계는 지난해 37개 사업자 중 65%에 달하는 24개 사업자가 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는 빅2,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를 제외한 사업자의 총 적자규모가 13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2015년에도 전체 36개 사업자 중 22개 사업자가 적자를, 2016년 역시 23개 사업자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사업자 중 40%가 넘는 15개 업체가 5년 이상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 장기 누적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곳은 새로 진입한 신규 사업자가 대다수로, 선도사업자에 비해 공급세대수도 적다. 특히 구역전기사업자(CES)의 경우 단 한 곳도 예외없이 완전자본잠식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 매각도 쉽지 않다.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M&A 시장이 얼어붙었다. 다수의 집단에너지업체가 매물로 나왔으나, 우여곡절 끝에 삼익악기에 인수된 수완에너지를 제외하고는 다들 리스트만 떠돌고 있다. 이들 사업자들은 하나 같이 누적 적자와 많은 부채로 인한 금융비용에 시달리고 있다. 증자를 비롯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자수렁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메리트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난방부문에서 특히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너무나도 현격한 차이가 나는 원가구조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충분한 수요처와 대형 열병합발전소, 다양한 저가열원을 확보한 선도사업자와 달리 소규모 신생 업체는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충분치 않다.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불리는 불균형한 사업구조가 해소되지 않으면 소규모 집단에너지사업자의 만성적인 적자 역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단지 열병합발전도 점차 먹구름
지역냉난방부문과 함께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의 한 축인 산업단지 열병합발전부문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양호하다. 지난해 경영실적 분석결과 13개 주요 업체 중 현대에너지와 상공에너지를 제외한 대다수 회사가 흑자를 달성한 것은 물론 다수의 사업자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액 4000억원이 넘는 빅5업체를 보면 GS E&R이 지난해 7430억원의 매출과 324억원의 영업이익, 325억원의 순익을 달성, 전년에 비해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군장에너지도 매출 5152억원, 영업이익 1204억원, 당기순이익 669억원 등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한주는 매출액(5052억원)과 영업이익(263억원)은 약간 주춤했지만, 순익은 오히려 소폭 증가한 181억원을 달성했다.

씨텍은 반대로 매출(4945억원)과 영업이익(193억원)은 조금 늘었지만, 순익이 143억원으로 전년보다 15.9% 줄었다. 한화에너지는 산단 열병합 업체 중 가장 많은 815억원의 순익을 올렸고, 매출(4487억원)과 영업이익(1010억원)도 전년보다 신장했다. KG ETS를 비롯해 김천에너지서비스 등 중견업체들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 산단 열병합발전업체의 경우 흑자기조는 유지했지만, 업체별로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예년과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대재에너지는 매출(130억원)은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35억원)과 순익(24억원)은 증가했다. 이건에너지와 천일에너지는 우드칩과 폐목재 등 연료비 상승으로, 병행사업자인 전북집단에너지는 지역난방사업부문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주요 집단에너지사업자 중 현대에너지가 유일하게 영업이익과 순익 모두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현대에너지는 전년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173억→32억원)과 당기순손실(458억→296억원)도 줄어 점차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 열병합발전사업자 중에선 상공에너지가 매출액(306억원) 영업이익(25억원)은 늘었으나 많은 금융비용으로 전년에 이어 작년에도 8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산단 열병합발전업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직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스팀 수요가 꾸준한데다 SMP(전력시장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력부문 수익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안정적인 수익의 원천은 석탄열병합이다. 하지만 제조업이 높은 인건비 등 비용증가로 인해 갈수록 국내에서 이탈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 잠재적인 불안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석탄연료에 대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감축의무 또한 배가되고 있는 등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흔들리는 집단에너지 공급지역 지정제
집단에너지사업의 근간인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 지정제가 흔들리는 것도 큰 불안요소다. 인천 미단시티에 대한 집단에너지 공급이 무위에 그쳤고, 사업자가 사업포기를 선언한 영종 하늘지구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단시티가 시작이지만 앞으로 더 확산될 개연성이 높다. 사업자가 선정된 지구를 제외하고도 사업신청이 전혀 없는 일부 택지지구도 위험한 상황이다.
  
복합 리조트단지로 개발되는 미단시티는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부동산경기 하락으로 내·외국인 투자유치가 지연되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면치 못했다. 결국 미단시티 집단에너지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영종EP는 올해 산업부에 사업권을 반납하고 폐업을 선언했다. 이후 산업부는 지역난방 사업을 펼치는 36개사에 공문을 보내 대체사업자 선정에 나섰으나,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가 없자 공급대상지역 지정을 해제했다.

미단시티는 사업자 선정까지 마친 집단에너지 사업지구 중 공급해제가 이뤄진 첫 사례다. 이전에는 택지개발지구 자체가 해제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 참여사업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집단에너지 지정해제가 이뤄졌다. 또 사업자가 선정된 경우라도 다른 사업자가 이어받아 집단에너지 공급은 계속 이어졌다.

미단시티 뿐만이 아니다. 바로 옆 영종하늘도시가 더 큰 문제다. 당초 인천공항에너지가 공항신도시에 이어 사업권을 땄으나, 사업성을 이유로 공급포기를 선언했다. 특히 영종하늘도시는 미단시티와 달리 이미 일부 아파트에 지역난방이 공급되고 있는데다, 오피스텔 등 최근에 지어지는 시설물은 도시가스 개별난방이 도입되면서 지역주민과 건설사 등이 혼란을 겪고 있다. 현재로선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 곳 역시 공급대상지역 해제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지역난방 공급포기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 지정제도의 실효성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무리하게 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규모의 경제 달성과 사업성 확보를 위해선 최대한 연계공급을 유도해야 하나 사업지구를 너무 잘게 쪼갠 것이란 지적도 많다. 특히 업계 내부에선 사업권을 포기하더라도 별다른 제재수단이 없는 법체계를 정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료 다변화 및 저가열원 확보도 올스톱
지역난방 및 산업단지 열병합발전 모두 원가경쟁력 향상과 오염물질 저감, 연료 다변화 등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지역난방의 경우 LNG, 산업단지는 석탄이라는 연료가 고착화돼 가격경쟁력 저하와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매스를 비롯해 SRF 열병합발전과 함께 LPG로 연료전환 방안 등이 모색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 내포 SRF(폐기물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마찰이 행정심판까지 갔으나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표류가 장기화되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산업부의 행정부작위(공사계획 승인·인가 지연)가 위법하다고 결정했음에도 불구 의사결정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산업부가 설혹 내포그린에너지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금방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충남도는 “주민이 반대하고 있고, 도에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산업부가 SRF를 승인해선 절대 안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허용하더라도 민원이 극심한 상황에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 현실적으로 사업추진이 힘들 것이라며 산업부와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 결국 SRF발전소를 포기하고 LNG를 연료로 쓰는 400MW급 가스열병합발전과 연료전지발전소를 택하라는 우격다짐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나주 SRF발전소는 더 심각하다. 허가와 공사는 물론 시험가동까지 모두 마쳤는데도 민원으로 인해 운영을 못하고 있다. 참다못한 한난이 나주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해결이 언제 될지는 기약이 없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재협상에 나설 방침이나 주민들이 광주광역시에서 나오는 SRF 반입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고난의 길이 예상된다.

이밖에 상당수 지역냉난방 및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사업자가 목질계 바이오매스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역시 민원으로 인해 사업진행이 거의 안되고 있다. ‘바이오’라는 글자만 들어가도 지역주민의 반대가 거세다. 심지어 벙커C유보다 훨씬 청정한 LPG로 열전용시설이나 보일러 연료교체를 하겠다는 사업계획도 안전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 업계는 주민들의 집단이기주의와 무책임한 자치행정이 집단에너지사업을 움쭉달싹 못하게 틀어막고 있다며 하루빨리 전향적인 시각으로 바뀌길 기대했다.

◆말잔치에 머무는 전력부문 보상체계 개선
열병합발전을 포함한 집단에너지는 국가 전체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편익을 제공한다. kWh당 40원이 넘는 분산전원 편익은 물론 에너지효율개선, 환경오염 및 온실가스 저감 효과 등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집단에너지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 없이 오히려 역차별에 가까운 대접을 받고 있다.

수많은 호소에도 불구 변화가 없자 지난해 집단에너지업계가 항의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으나 열요금 제도개선은 물론 집단에너지 지원정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최근 들어 겨우 연료비 배부방식을 선형가중평균 방식으로 바꾸는 고시개정만 추진될 뿐 최대사업자인 한난을 기준요금으로 하는 불공평한 요금체계는 여전하다. 현실적으로 한난보다 과도한 열요금을 받을 경우 집단에너지 전체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측면까지 고려하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열요금 제도개선처럼 열병합발전 및 구역전기사업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 역시 들어줄 것처럼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한때 열병합발전 별도계약제를 비롯해 ‘(SMP, 증분비)MIN’ 조항을 ‘(SMP, 증분비)MAX’로 개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어느 순간 원위치로 되돌아갔다. 기나긴 적자에도 불구 비용증가 요인만 늘고 있는 구역전기업계에 CP(고정비)를 주는 방안도 말잔치에 그친 채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언급한 분산전원 보상 강화도 진전이 없다. 대표적인 분산전원인 열병합발전에 지역요인과 환경요인을 더해 CP를 올려주는 방안이 잠시 논의됐을 뿐이다. 사업자들이 줄곧 요구한 열제약발전 시 연료비 보상은 언급조차 없다. 에너지전환이라는 쓰나미에 밀려 최근에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집단에너지 전력부문 보상시스템 개선이 이처럼 더딘 것은 전력·가스 당국과의 이해관계 충돌 때문이다. 집단에너지를 전력산업의 곁가지로 인식하는 것은 물론 열병합발전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을 특혜로 인식하는 시각을 바꾸지 않고선 갈 길이 멀다. 가스 분야 역시 가스공사와 도시가스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 진행이 더디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근본적으로 산업부 내 전력과 가스 부서가 힘이 없는 집단에너지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며 산업부를 성토했다. 이어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 압박을 시작으로 지역자원시설세 부과 등 지원이 아니라 압박만 강해지고 있다. 더 이상 실무부서에 미룰 게 아니라 고위책임자가 앞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개선과 구조조정 병행만이 살 길
지역난방업계 내부에선 집단에너지사업이 머지않아 한계상황에 도달할 것이란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단순하게 산업이 성숙단계에 돌입해 시장이 축소되고 어려워지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수년 내에 망하는 기업이 생기는 등 산업전체가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집단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을 믿고 버텼으나, 갈수록 힘을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 민간사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집단에너지업계 한 CEO는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의 미래를 내다보면 단 하나의 긍정적인 요인도 보이지 않는다. 말로는 집단에너지 편익을 외치면서도 전기와 가스에 치여 서서히 생기를 잃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전기는 대형 발전사업자와 열은 한난이라는 공룡과 경쟁해야 하는 출발부터 어긋났다. 정부가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머잖아 곳곳에서 지역난방 안정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집단에너지가 국가 전체적으로 많은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의 주력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상호 보완이 가능한 열병합발전의 역할 확대에도 대다수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집단에너지 위기해결의 첫걸음은 결국 정부의 결단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집단에너지(분산전원 효과, 에너지효율제고, 온실가스 및 환경오염 저감) 편익이 제대로 반영된 제도개선과 지원방안 마련이 어느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책지원 측면과 더불어 사업구조 재편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한다. 소규모 부실사업자가 난립한 현재의 지역난방 및 구역전기 사업구조를 이대로 방치해선 집단에너지 활성화는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근원적인 원가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도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구체적으로 민간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한편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소규모 사업장은 한난이 공적기능을 발휘, 인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에너지업계의 구조조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자발적인 도전과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 언젠가는 정부가 먹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해 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 정부 역시 민간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사업구조 설계와 지원을 통해 구조조정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재무구조 개선과 자발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는 업체에 대해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형태로 사업구조 재편을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지 않고선 집단에너지 사업구조 재편은 신기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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