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영업익 절반 하락…현대오일뱅크 그나마 선방
정제마진 상승으로 2분기 반등 예상

▲ 지난해 1분기와 올 1분기 정유4사 실적.

[이투뉴스]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영업이익이 각각 29.1%, 52.0%, 23.7%, 11.6%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 8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향해 경주하던 정유업계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올 1분기 정유4사 영업이익은 1조5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772억원에 비해 31.5% 감소했다. 

재고평가 손실, 정제마진 축소가 주 원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GS칼텍스가 가장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5850억원에서 올해 2807억원을 기록하면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29.1% 감소한 7116억원, 에쓰오일은 23.7% 감소한 254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나마 선방했다. 전년 1분기 대비 11.6% 감소한 3138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부진은 정제마진이 소폭 떨어지고, 일시적인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에 의한 것으로 평가된다. 에쓰오일은 1분기 실적발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지난해 3분기 배럴당 5.5달러에서 4분기 5.0달러, 올 1월에는 4.7달러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1분기 유가 역시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두바이유는 올 1월 평균 배럴당 66.20달러, 2월 62.72달러, 3월 62.7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통상 분기말인 3월에 재고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3월의 유가 하락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았던 것에 더해 정기보수의 영향으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공장 정기보수를 진행했다.

정유4사는 영업이익 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0% 감소한 4727억원, GS칼텍스는 68.0% 감소한 1802억원, 에쓰오일은 52.1% 감소한 188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2.6% 감소한 22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사 모두 증가했다. 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해 국제 석유제품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 경유제품(황 함유량 0.001%) 가격은 지난해 1~3월 배럴당 65.95달러, 67.34달러, 63.12달러에서 올 1~3월 81.85달러, 78.07달러, 78.39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보통 휘발유(92 옥탄가) 가격도 올랐다. 지난해 1~3월 배럴당 66.71달러, 67.63달러, 61.94달러에서 올해 76.67달러, 74.15달러, 74.26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2분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반등을 예상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 부진은 정제마진 축소 영향보다 재고평가 손실이 더 크게 작용했다"면서 "정제마진이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2분기는 업계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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