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냉각기 전망 속 공급과잉 따른 경제성 상승 예상

[이투뉴스] 중국 정부가 태양광 발전 보조금을 삭감하고 잠정적으로 신규 사업 허가를 중단하기로 함에 따라 세계 태양광 업계가 일순간 충격에 빠졌다. 

중국 국가에너지 관리국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무부는 올해 신규 발전소 규모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 승인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개편안을 최근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발전 보조금은 kWh당 0.05위안씩 추가 인하된다. 대형 태양광발전소 건설 허가도 중단하고 올해 분산형 태양광 설치 한도도 기존 19GW를 10GW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 발전소 단위 대규모 사업의 경우 발전가를 경매를 통해 설정하도록 의무화 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이달 1일 이후 전력망에 연계한 사업들은 발전차액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후 추가된 신 사업에 대한 재정지원은 지방정부에서 받아야 하지만,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갑작스런 중국 태양광 정책 개편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GTM연구소>는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의 태양광 산업 성장이 주춤해지고,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태양광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GTM연구소의 제이드 존스 태양광 분야 상임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태양광 산업에 대해서는 실제 수요가 예상을 얼마나 초과했는지에 대해서만 말해왔으나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정책 개편에 따라 GTM 연구소의 올해 중국내 태양광 추가용량 전망은 종전 48GW에서 28.8GW로 축소됐다. 우드 맥킨지는 30GW에서 20GW으로 축소를 예상했으며, 다른 기관들은 35GW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3년전부터 태양광 설치용량 부문에서 세계 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2017년 중국은 세계 태양광 설치의 54%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정책 변화가 지구촌 시장의 타격으로 직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이 태양광 지원을 줄인 배경은 예산 부족이다. 지난해 보조금으로 1000억 위안(약 16조7600억원)이 책정됐으나, 이를 지불할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 맥킨지는 2020년까지 보조금 규모가 약 2500억 위안(41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드 맥킨지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국가 정책과 인센티브를 통해 적극 지원했던 태양광 산업은 정책 개편에 따라 충격 여파를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중국 정부의 발표 이후  태양광 회사들의 주가는 평균 15% 주저앉았다. 

◆과잉 공급에 따른 기회 요인도 있다 

중국내 태양광 모듈수요 감소는 세계 시장으로 쏟아지는 물량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존스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제조 분야 투자를 늦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로스 캐피탈사는 올해 물량이 34GW가량 과잉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잉 공급 압박은 가격을 32~36% 가량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28% 하락했던 것보다 더 큰 수준의 하락 예상이다. 

한편 수요 하락에 따른 상당한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개발도상국의 태양광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국외 투자처를 찾는 중국 개발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GTM연구소의 벤자민 아티아 태양광 애널리스트는 “중국 회사들이 쿠웨이트나 오만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응찰하는 경우가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듈 가격 하락과 함께 입찰 가격도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티아 애널리스트는 “향후 1년 내에 MWh당 20달러 이하까지 입찰가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드 맥킨지는 중국의 태양광 정책 개편은 태양광 제품 품질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모듈 가격 하락은 2020년께 중국이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드 맥킨지는 “중국의 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 세계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지만,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시장에서 더 많은 태양광 설치를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관세 부과 영향 미미 

중국이 태양광 지원 삭감 정책을 발표하자 이어진 미국 반응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을 타깃으로 수입 태양광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갑작스런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미국 태양광 제조사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퍼스트 솔라의 이달 둘째주 시장 가치는 약 25% 축소됐다. 선파워의 주가도 하락했다.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거래하는 대형 중국 태양광 회사들도 충격파를 입었다. 

세계 시장을 움직이는 중국의 입장 변화는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만든 무역 장벽을 제압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퍼스트 솔라는 강한 수요와 높은 모듈가격으로 호황기를 누렸다. 

지난 1월 수입산 관세가 아리조나에 있는 회사가 제조한 박막 제품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회사는 기록적인 주문량을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결정이 회사의 모듈 수요를 높인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지원 삭감 발표 이후 회사의 주가는 16% 이상 하락했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가장 큰 모듈 제조사인 썬파워는 같은 기간 12% 가치가 하락했다. 중국 회사인 징코솔라 홀딩스의 미국 예탁 증권은 20% 가량 떨어졌다. 

당분간 태양광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실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