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에너지협동조합 : 에너지전환의 지속적 동력
[칼럼] 에너지협동조합 : 에너지전환의 지속적 동력
  • 김선교
  • 승인 2018.06.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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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공학박사)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공학박사)

[이투뉴스 칼럼 / 김선교] “kW와 kWh의 차이는?” 매우 간단한 이 질문을 전력산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에게 묻곤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답을 했을까? 명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대략 절반 이상이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했다. 정답은 맞춘 사람들은 설마 이런 쉬운 질문을 전력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랄 수 있지만 전력 관련 일을 하더라도 기초 물리 개념은 중고등학교 졸업이후 전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알 필요가 없어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kW)과 에너지양(kWh)의 단위를 구분하지 못해도, 전기를 사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심지어 전력관련 기관, 기업에서 전기 관련 업무를 보는 데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요컨대, 대다수에게 전력산업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별로 없는 영역일 뿐이다. 다만 일반 소비자(consumer)는 오직 “이번 달 요금이 얼마나 나왔는지?”에만 신경 쓰는 데 그친다. 그 중 일부는 좀 더 나아가 ‘누진세 인하’를 정부에 요구하고 전력회사가 다양한 전기요금제를 제공하도록 집단적으로 행동한다. 이때 소비자는 정부와 전력회사가 전기를 단순히 공급하는 것보다 많은 신경을 써줘야 하는 적극적 고객(customer)이 된다.   

만약, 태양광은 집에 설치하면 어떻게 될까? 정부와 지자체에서 일부 보조금을 지원해주더라도 거금을 투자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태양광이 어떻게, 얼마만큼의 전기를 만드는지?’, ‘전기요금은 어느 정도까지 절약할 수 있는지?’ 등의 의문을 가지게 된다. 즉, 가정용 태양광을 집에 설치하는 행위는 제로 투 원(zero-to-one)이 되는 것이다. 전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의 상태에서 전기 소비, 전기 생산, 전기요금에 걸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춘 에너지전문가가 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전기를 사용하는 고객이면서 동시에 전기를 생산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거듭나게 된다.  

에디슨이 최초의 상업용 발전기를 가동한 1890년 이후 전력산업은 새로운 변환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가정용 태양광의 설치는 이러한 변화의 조류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주요한 변화 트렌드인 ‘탈탄소화(Decarbonization)’,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민주화(Democratization)’에 부합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 설치는 전력산업의 탈탄소화에 기여한다. 고객 소유 소규모 태양광은 기존 중앙집중형 대규모 발전공급 체계에서 벗어난 탈중앙화에 해당된다. 기존의 ‘소수’, ‘대규모’ 전력회사 주도의 발전 부문에 ‘다수’, ‘소규모’인 개인, 조합, 조직 등의 참여는 전력산업의 민주화 흐름에 동참함을 의미한다. 

전력산업의 변화가 과거와 다르게 전환(transition) 또는 변환(transformation)으로 불리는 까닭은 ‘소비자가 참여하는’, ‘소비자가 주도하는’ 방식은 오랫동안 유지되던 전력산업의 관성에서 이탈한 새로운 흐름이기 때문이다. 점차 전력산업의 주인공은 전력회사에서 소비자로 이동해나갈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전력산업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전력산업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물론 그 관심을 가장 빠르고 크게 키우는 방식은 소비자 스스로가 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작년(2017년) 12월 20일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용량 기준 63.8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였다. 여기서 신규 설비 48.7GW 중 자가용 설비(2.4GW), 협동조합을 비롯한 소규모 사업(7.5GW), 농가 태양광(10GW) 등이 소비자가 주도하는 국민참여형 사업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재생에너지협동조합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탈원전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적의식이 높은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017년 33%를 넘어섰다. 여기에는 에너지협동조합의 힘이 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물론 태양광 설치를 개인이 주도할 수도 있지만 ‘에너지 전환’에 열의가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보다 손쉽게, 빠르게 재생에너지가 확산될 수 있다. 또한 협동조합은 단순히 환경운동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 주민 참여를 통해 수익과 가치를 지역과 사회와 공유한다. 

‘에너지 전환’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원동력은 바로 소비자의 관심과 참여에 있다. 에너지협동조합을 육성하고 확산시켜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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