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에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같이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 기업을 인수해 볼까 생각중이다.”
23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홀가분한 듯 미소를 감추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ㆍ기업가치 제고 부분을 설명할 때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경기도 김포 출신으로 경기고ㆍ서울대 금속공학과를 거쳐 1969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회장은 수출부장ㆍ경영정책부장ㆍ포항제철소장ㆍ사장을 거쳐 2003년 3월부터 포스코를 이끌어온 입지전적의 ‘포스코 샐러리맨의 신화’이기도 하다.
 

- 연임한 소감은.
“고맙다. 지금 포스코는 세계 철강업계가 맞고 있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다행히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이 좋아져 주가가 많이 뛰었으나 격변기에 포스코가 어떻게 나가느냐가 문제다. 우선 포스코는 독자적 생존을 위해 생산량이 5000만톤은 돼야 한다. 또 제품 및 기술력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고급강의 비율을 적어도 7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원료부문이 가격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직접 개발의 비율도 최소한 30% 이상은 되도록 하겠다.”


- M&A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하는데.
“기업은 삼성그룹처럼 다양한 업종 갖고 있을 수 있고 도요타처럼 자동차 일변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난 포스코가 될 수 있으면 철강전문회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런데 철강과 직접 관련된 업종은 아니지만 같이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 또 기회가 주어지면 도전해 볼까 생각중이다. 하지만 이를 대우조선해양이라고 적시하기는 곤란하다.”


- 연임에 성공해 인도제철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 같다.
“인도사람 입장에서 인도제철소 사업은 상당히 빨리 진척되고 있는데 우리 기준으로 볼 때 토지매입 문제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9월쯤에는 매입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 후반 공정만 제대로 하면 전체스케줄에는 문제없다.”


-범포스코 경영을 강조하는데 인사정책에서 변화는 없나.
“지금의 환경에서 저의 연임은 팀워크를 잘 유지해 격랑을 잘 헤쳐나가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5개 부문장이 이사회에서 모두 유임됐다. 다만 범포스코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간 실무급 인사의 이동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 지금까지 포스코는 계열사간 또는 계열사와 모기업간 인사이동이 없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적정 가치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기업가치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많이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 시가총액으로 신일본제철의 마켓밸류는 450억달러ㆍ우리 회사가 350억달러ㆍJFE가 360억달러인데 이들 회사는 생산량이 모두 비슷하다. 그런데도 시가총액은 신일본제철과 100억달러나 차이가 난다. 재무구조나 여러 가지를 볼 때 주가는 훨씬 많이 올라야 한다. 포스코 주가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목표가 4조1000억원인데 달성가능성은.
”연초에 미국 재고 과잉, 중국의 추가 생산능력을 변수로 봤다. 그런데 미국의 업체들이 최근 가격인상을 발표하는 걸 보니 재고조정은 끝난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중국수요가 어떤 템포로 갈지가 문제지만 개인적인 예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우리도 필요하다면 2분기쯤에 가격인상을 할 수도 있다.”


- 경영권 방어를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 정서로는 포스코가 대주주가 없어 M&A설 등이 나돈다. 하지만 포천 500대기업의 80%가 대주주가 없이 전문경영인에 의해 돌아간다. 물론 인수합병에서 포스코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관상 합병 등 중요한 의사결정은 전체주주의 3분 1 이상 참석,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경영권 안정을 위해서는 30% 정도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주식교환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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