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날로 늘어나는 전기 및 전자제품 폐기물(e-쓰레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업계와 학계, 각국 정부 및 비정부기구들과 공동으로 전 세계적인 'e-쓰레기 문제 해결'(StEP) 사업에 착수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독일 본에 사무국을 둔 StEP의 장기 목표는 전자 폐기물 재활용의 국제적 기준을 개발하고 수집 및 재활용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뤼디거 퀴어 사무국장은 중국과 인도 등 전환기 국가들의 전자제품 수요가 폭발적인 규모로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 세계적인 전자ㆍ전기제품 유통 문제에는 전 세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퀴어 국장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제품의 가격이 내려가 소비자들이 쉴새없이 새 상품으로 교체하는 바람에 엄청난 규모의 e-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다면서 배출 규모가 곧 연간 4천만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환경청에 따르면 e-쓰레기의 증가 속도는 다른 도시 쓰레기의 3배에 달하는 데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이런 쓰레기는 내장된 유독 물질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일으켜 환경과 주민 건강을 해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에릭슨, 휴렛-패커드(HP), 델 등 세계 굴지의 전자 제품 생산업체들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문제를 선진국형과 개도국형으로 나눠 대처할 계획이다.

  
HP사의 한 관계자는 환경과 보건문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비공식적'인 재활용 네트워크가 운영되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개도국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지역 주민들은 PC와 프린터, 냉장고 등을 수집해 자기 집 뒷마당에 쌓아 놓고 분해해 귀금속을 빼내고 쓸만한 부품들을 골라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은 필요한 장비와 기술이 부족해 유독물질 등에 노출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선의 구리심을 빼 내기 위해 피복 절단기를 사용하지 않고 불에 태울 경우 유독가스가 방출된다는 것이다.

  
그는 StEP에 참여하는 스위스 연구진이 재활용에 관한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선진국과 기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멀쩡한 제품을 버릴 경우 생기는 문제에 관해 계도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StEP 특별팀은 이 문제와 관련, 각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제품의 설계와 수명, 재활용성 문제 등을 검토할 예정이며 유럽연합(EU)이 마련한 전기 및 전자폐기물(WEEE) 지침에 근거한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WEEE 지침에 따르면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이 버리기 원하는 제품의 수집과, 회수, 폐기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퀴어 국장은 업체들이 이로 인해 제품 디자인 및 성능 개선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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