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진흥회 연말 발표 예정

일선 대학 `평가 공신력 의문' 우려


국내 전자산업계가 각 공과대학의  산업계 기여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윤종용)는 공학교육 혁신을 통해 산업현장의 수요와 공과대학 교육 간의 질적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공과대학의 전자업계에 대한 산업기여도 평가를 실시해 올해말 발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공과대학 산업기여도 평가 사업은 지난해 11월 열린  '공과대학  혁신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연말 공청회를 통해 산업계 및 대학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 시행하는 것이라고 진흥회는 설명했다.
   
진흥회는 전자업계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교육 수준을 공과대학에 전달함으로써 대학의 공학교육 혁신 유도와 산업현장 수요에 부합한 맞춤형 기술 인력을  배출한다는 게 취지라고 덧붙였다.
   
진흥회는 이를 위해 전자업계 인사를 주축으로 한 진흥회 산하 전자산업 인적자원개발협의체를 통해 각 공과대학을 대상으로 커리큘럼과 배출인력에  대한  산업계 만족도 산ㆍ학 공동 연구개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실적 등의 기준에  따라  평가할 계획이다.
   
진흥회는 그러나 평가 결과에 따른 대학들의 반발 등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평가 결과를 완전 서열화할 지 아니면 그룹화해서 발표할 지는 신중한  검토를  거쳐 추후 결정키로 했다.
   
진흥회는 "공과대학의 산업기여도 평가는 일본 등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라며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공학교육인증제와 더불어 과거 공급자 위주의 공학교육에 대한 산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해 산ㆍ학협력을 통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흥회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흥회가 주관하는 사업"이라며 "전자산업에서 시범 실시한 뒤 추후 결과에 따라 다른 산업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 시내 주요 공과대학들은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평가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산업기여도를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잘 평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그다지 합당하지 않은 기준으로 평가한 뒤 랭킹을 발표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할 경우 잣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 평가처럼 신망을 못 얻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세대 공대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의 평가가 학문적 부분을 강조해온 면이 커 산업적 측면의 적절한 평가가 필요하긴 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평가가 지나치게 산업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공대의 산업기여도를 일괄적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각 학교에 맞는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공대의 한 교수는 "공학 분야에 유사한 평가가 워낙 많아 방향성이나 평가 대상이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그다지 신뢰도도 없고 영향력도 없다"면서  이번 평가 작업이 다수의 동의하에 신뢰도와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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