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원 들인 시설 폐쇄

15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가 집단민원으로 한 번도 가동하지 못하고 폐기될 예정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하수처리장에 고등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성남시는 구미동 하수처리장 터 8785평에 시예산 300억원을 들여 30학급 규모의 가칭 구미고등학교를 2010년 개교 목표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최근 시의회에 보고했다고 16일 밝혔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은 한국토지공사가 인접한 용인시 수지지구 하수처리를 위해 150억원을 들여 1단계시설(하루 처리용량 1만5000톤)을 1997년 2월 완공했으나 시험가동 중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폐쇄됐다.

 

이후 막대한 건설비와 유지관리비만 낭비했다는 비난 속에 하수처리장 소유권을 놓고 성남시와 용인시가 갈등을 겪다 지난해 4월 도의 중재로 소유권을 성남시가 넘겨받기로 했다.

 

시는 당초 하수처리장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시장 공약사업인 공원(밀레니엄 파크)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구미동 일대 주민들이 "동네에 고교가 없다"며 고교유치추진위원회를 꾸려 고교 건립을 요구하자 공원 조성 대신 고교 설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시는 오는 6월 토공으로부터 하수처리장을 인수하면 곧바로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성남시와 협의에서 "학생 수요가 적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사전에 학생 수요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학생수요는 학급당 인원을 35명으로 책정하고 학급수를 조정하면 문제될게 없다"며 "오는 7월 고교설립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가 나오면 교육청과 협의해 학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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