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와 걸프협력위원회(GCC)의 다른 5개 회원국들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소 4500억달러의 오일달러를 해외에 투자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에 유통되는 오일달러의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15일 발간됐다.

 

세계 금융업체의 로비 그룹인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는 37% 증가한 2270억달러를 기록한 뒤 2007년에는 약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의 수치가 정확하다면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GCC 소속 6개국은 중국이 지난 2년간 외환보유액을 증식시켰던 것 만큼 빠른 속도로 해외 자산을 축적할 수 있게 된다.

 

IIF는 석유 부국인 이들 국가의 자본 수출은 현재의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거대한 초과 수입분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해당 국가들이 세계적인 경제불균형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IF는 허술한 자본금계정 자료로 인해 중동에서 흘러나오는 자금을 정확하게 추적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오일머니의 초과 수입분 중 상당량이 자본시장, 특히 미국쪽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IIF는 큰 규모의 자금이 영국과 아시아 은행권에서 미 재무부로 이동했다면서 이는 “GCC의 자금이 중간단계를 거쳐 미국의 자산 매입에 사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IIF는 또 중앙은행의 유로화 보유 비율을 늘려나가겠다는 몇몇 GCC 회원국들의 발언에 대해 “이들 국가의 고정환율제도 하에서는 미 달러화 매각을 유인할만한 요인이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경제는 명목달러 기준으로 지난 3년 동안 74%의 성장, 세계 17대의 경제규모를 기록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6.7%와 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IIF는 비 에너지 분야도 올해 8%, 내년도 7.9%의 성장을 점치면서 실질액수 면에서 석유와 가스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IIF는 최근 이 지역 주식시장이 커다란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재한 모멘텀을 감안하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GCC 6개국의 흑자율이 공공지출 비용의 급격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각각 23.7%와 19.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6개 회원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38달러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흑자를 내고 있지만 공공지출 수준이 지금과 같은 높은 비율로 늘어날 경우 2010년에는 유가를 60달러대로 조정해야만 흑자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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