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달러 규모 에너지ㆍ첨단기술 협약 체결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6일부터 2박3일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외견상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중국의 해' 개막식 참석이 목적이지만 속내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선을 다지는데 있다.

 

리후이(李輝)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25일 후 주석의 방문과 관련, 정치적 신뢰 증진과 실무협력 촉진, 상호이해 강화, 지역협력 증진, 국제전략 강화 등 5대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후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국가전'에 참석, 에너지와 첨단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총 43억달러 규모의 각종 협력사업을 하기로 하는 협약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돼있다.

 

이번에 서명하는 협력사업은 양국간 철도를 통한 원유수송 합의서와 과학기술 합작 양해각서(MOU),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러시아 대외무역은행간 수신 및 투자개발, 에너지 공동개발 등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지고 경제협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지난해 양국간 교역액도 전년 동기에 비해 15% 가까이 증가한 334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는 8대 교역상대국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중국은 4대 교역상대국인 것은 물론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된 최대 해외투자 대상국이다.

 

양국 경제무역관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바로 에너지 분야. 이를 입증하듯 이번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에는 중국석유와 중국석유화공, 중국해양석유 등 중국의 3대 석유회사 관계자들이 대거 수행할 예정이다.

 

또 중국 철도부는 러시아산 원유를 원활하게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 철도공사와 석유운송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서명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의 대중 석유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중국에 수출한 원유는 모두 1030만톤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작년보다 무려 50%나 증가한 1500만톤을 수송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이와 함께 총공사비 110억달러를 들여 지난해 4월 동시베리아와 태평양을 잇는 총연장 4800㎞의 송유관 건설공사에 착공해 현재 730㎞ 구간 건설을 마쳤으며 2008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연간 8000만톤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이 송유관 건설공사는 현재 2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이 송유관 본관에서 중국 내륙으로 연결하는 지선을 건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조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20일 "러시아와 중국의 에너지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2011년부터 중국에 매년 30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조프 대사는 이를 위해 "중국 서북부의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관통하는 서부선과 북동부지역의 동부선 등 2개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등 가스 공급을 위한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러시아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중국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러시아의 해'를 기념해 중국에 준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후 주석은 에너지 수혈 외에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유엔 개혁과 이란 핵사태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대처하기로 합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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