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겨냥한 비난

피델 카스트로 쿠가 국가평의회 의장이 29일자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미국이 바이오에너지 정책을 강행하면 30억명이 조기에 사망할 것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카스트로는 '기아와 갈증으로 30억명 이상이 일찍 사망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이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확보하기 위해 나선다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이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스트로는 쿠바 외무부가 이메일을 통해 아바나 주재 특파원들에게 전달한 기고문에서 "30억명은 과장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잡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카스트로는 이어 "미국은 먹는 음식으로 에너지를 만들겠다는 불길한 생각을 외교의 경제정책으로 확립했다"고 지적하고 선진국들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개도국들로부터 옥수수와 같은 식량을 대량으로 수입한다면 가난한 국가들은 큰 재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스트로는 또 "선진국들이 마구 옥수수를 수입하면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은 옥수수를 소비할 수 없게 되고 더 나아가 선진국들이 자본을 제공해 옥수수 등 식량으로 부터 에탄올을 생산하도록 하면 기후변화로 부터 인간을 보호해 주고 있는 나무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바나 주재 <AP>통신 기자는 <그란마>에 실린 기고문의 문체가 과거 카스트로가 미국을 비난할 때 애용해온 종말론적 분위기를 풍기는 만큼 기고문의 필자가 <그란마>의 표기대로 카스트로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고문 게재가 카스트로의 건강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지구촌 문제들에 대한 카스트로의 입장이 무엇인가를 널리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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