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카르텔 前단계 사무국 합의 가능

가스 OPEC 조직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러시아와 이란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가스 생산 14개국이 9~10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가스 수출국 포럼'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형태의 본격적인 카르텔을 구축하기에 앞서 시장을 분석하는 기능을 수행할 포럼 사무국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5일 보도했다.

 

저널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회동에서 이른바 '가스 OPEC'이 바로 결성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사무국과 함께 다른 기술 그룹들도 포럼 밑에 설치하는 문제를 회의 참석자들이 검토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널은 가스 수출국들이 이를 토대로 가스시장이 확대되는 추이를 봐가며 궁극적으로 가스 OPEC으로 업그레이드시킨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전했다.

 

저널은 지금 당장 가스 OPEC을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가스가 석유와는 달리 수송 문제 등의 한계 때문에 지역 시장으로 나뉘어있는 점이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 가스 생산국들의 이해가 상충되는 점도 문제라면서 한 예로 포럼의 핵심 멤버인 카타르의 경우 엑손모빌 등 미국 에너지회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포럼의 또다른 주축인 이란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

 

유럽에 공급되는 가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 움직임을 유럽측이 크게 경계하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저널은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전세계 산업 구조상 석유 대체에너지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으나 가스의 경우 석탄 등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는 것도 가스 카르텔 구축의 난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에너지 소비국 대변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클로드 망딜 사무총장도 "가스 생산국들이 신중해야할 것"이라면서 "가스는 대체가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가스관이 아닌 선박으로 장거리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LGN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경우 가스시장 수급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2005년 전세계 가스 수요 2조7500억입방미터 가운데 6.9% 가량만 LNG 형태로 공급됐다고 권위있는 BP 에너지 통계치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IEA는 지난해 2460억입방미터에 불과했던 전세계 LNG 수요가 2010년께 4760억입방미터로 근 두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저널은 OPEC가 전세계 원유 수요의 약 43%를 공급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게 기존의 가스 포럼이 수출하는 물량이 42% 가량이라면서 따라서 가스 수출국들이 마음만 먹으면 가스 OPEC 결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저널은 가스 포럼이 2001년 창설된 후 2005년까지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최근의 고유가와 주요 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와 이란의 정치적 위상 제고 등 제반 여건이 달라지면서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점을 서방 수요국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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