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산자, 유전개발ㆍ산업협력 논의…세계 최초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이라크 유전개발과 관련,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석유·가스분야의 탐사·개발·생산의 포괄적 협력과 유망 프로젝트에 대한 양국 정부의 지원의지 명시, 양국간 자원협력위원회 등이 설치된다.

특히 이번 MOU체결은 통상 이라크가 정부차원의 포괄적 협력 MOU 보다는 개별 광구에 대한 공동 연구 MOU를 맺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유전개발사업 참여에 있어 유리한 지위를 인정해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향후 양국간 우호렵력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적 관례로 확대하려는 이라크 정부의 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12일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라크 샤리스타니 석유부 장관 및 산업부장관과 '1+2 장관급 회담'을 갖고 유전개발 및 산업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한-이라크 포괄적 유전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유전개발 분야의 정부간 협력채널 구축을 위해 '장관급 자원협력위원회'를 설치키로 했으며 이르면 5월말 바그다드 또는 제3국에서 고위급 실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의 이라크 신규광구 입찰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이라크 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조인트 벤처 설립 등 대이라크 유전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양국 국영석유회사간 기술과 인력 정보 교류 등 협력체제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연간 1500만배럴 수준에 그치고 있는 이라크산 원유도입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1997년 석유공사와 이라크 석유부간 생산물분배계약(PSA)에 가서명한 바 있는 할파야 광구 개발 사업에 대해 "당시 할파야 광구에 대한 기술검토, 개발계획 등에 대한 평가를 완료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제정세로 인해 참여가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는 할파야 광구에 대해서는 현재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샤리스타니 장관은 "할파야 광구와 같은 기존 개발·생산광구는 석유법 제정 이후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참여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 석유법은 올해 2월26일 내각에서 합의된 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며 오는 5월말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할파야 광구는 이라크 남동부 사막지대에 위치한 것으로 34억~38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우 산자부 유전개발팀장은 "이번 MOU는 이라크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이라며 "실질적인 유전개발사업 참여가 전무한 거대 중동 산유 지역에 우리나라가 도입자로서 뿐만 아니라 개발자로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특히 중동 산유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 가능한 이라크의 유전개발 시장에 참여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이란·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연합·카타르 등 중동지역 산유국들은 자국의 유전개발시장을 폐쇄적으로 운영해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불가능했다.


한편 하리리 이라크 산업장관은 이라크의 피폐한 정제시설·석유화학·송유관 등 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기술력 있는 한국 기업들의 산업시설 등 인프라 재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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