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해결은 에너지 과소비 의식 전환부터

인간은 항온동물로서 36.5도의 체온을 갖고 살아간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북극에 살든 적도에 살든 사람은 자신의 체온을 36.5도로 항상 유지해야만 신진대사를 하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이 체온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건강에 이상이 오며 바로 죽음에 이른다. 아울러 사람의 몸에서 무슨 이상이 생기면 열이 발생해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 수 있게 된다. 병원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체온계로 체온을 재는 것인데, 이것은 체온의 중요성을 함축한다.

 

의학적으로 체온은 보통 36.5도에서 상하 1도 이상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40도가 되면 병을 앓는다는 의미이고, 41도를 넘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이상 악화되면 죽음에 이른다. 42도가 되면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삶은 달걀처럼 굳어버리기 때문에 치명적이라고 한다.

 

온도가 올라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내려가는 저체온도 문제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타이타닉호의 희생자들은 추운 바닷물에서 몇 시간 만에 체온이 저하되어 사망했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체온을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체온은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의 체온이 그렇게 중요하듯이 지구의 온도도 지구 생태계의 건강성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바다와 육지, 그리고 대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오랜 세월 동안 온도의 균형을 유지해 왔고, 그 균형 위에서 현재의 인간은 생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이제까지의 지구온도 변화와 비교하면 아주 급격한 변화로서 그 원인은 인간의 화석연료 과소비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한다.

 

지난해 겨울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따뜻한 날씨를 보여 한강은 14년 만에 얼지 않았다.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수십 년간 1.5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의 평균온도 상승폭인 0.74도의 두 배다.

 

사람의 체온이 1도만 올라가도 문제인데 지구 전체의 온도가 1도 가까이 올라가고 있는 것은 엄청난 문제이다. 다만 사람이 체온이 올라가면 당장 생활하지 못하고 앓아 눕게 되니까 관심을 두지만, 지구의 온난화는 그리 위협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고열이라고 해서 절대안정을 취하면서 체온을 낮추는데,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는 ‘따뜻한 겨울’이라는 제하의 기사만 있을 뿐 당장의 위협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어린이가 있는 집은 항상 체온계를 옆에 두고 체온에 신경을 쓰고, 조금이라도 높으면 병원으로 달려간다.

 

지구온도가 이렇게 올라가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핵심문제인 CO2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절감정책이 나와 있지만 아직 일반인들이 그리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먹는 해열제도 근본적 처방은 아니다. 몸에서 왜 열이 나는지를 분석하여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도 CO2배출이 중요한 현안이지만, 그것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의 과소비와 그것을 지탱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대량생산체제가 CO2배출의 근본 원인이다.

 

즉, 인간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산업화된 대량생산체제의 사회적 대안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한다면 대량생산체제하에서 이루어지는 현대인의 과소비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지 않고서는 지구온난화의 문제도 본질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미봉책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결국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와 깊이 관련된다. 보다 편리한 삶을 위해서 자동차와 에어컨에 의지하면서 에너지 과소비를 하게 된다면 지구온난화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다.

 

이제는 지구온난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나의 생활이 지구의 CO2를 더 많이 만들어내지는 않는지, 그래서 지구의 온도를 높게 만들지는 않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아름다운 불편함’을 선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이창현 교수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 시민환경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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