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업계 비상…정기순찰로는 예방 한계

25일 새벽 SK㈜ 울산공장에서 대구로 가는 대형 송유관에 기름 절도단이 구멍을 내고 달아나 기름 수백리터가 하천 일대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국에서 기름 절도단이 설치고 있어 석유업계가 비상이다.


26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전국으로 이어지는 3개의 대형 송유관은 25일 사고가 난 울산-대구간 88㎞의 SK송유관을 비롯해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온산 에쓰-오일에서 대구-추풍령-대전-천안-성남간 439㎞와 전남 여천-곡성-전주-대전-천안-성남간 461㎞ 등 2개 남북송유관이 있다.


문제는 최근 6개월 사이에 이들 송유관이 기름 절도단의 표적이 돼 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밤 1시경 울산 남구 여천동 여천교 옆에 설치된 울산~대구간 연장 88㎞·직경 30㎝ 크기의 SK㈜ 대형 송유관에 지름 1.5㎝ 가량의 구멍이 나 1시간 가량 경유 수백리터가 유출되면서 여천천 일대를 크게 오염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경북경찰청이 지난해 8월 초부터 최근까지 경북 김천시 봉산면 깊이 2미터 아래 땅속에 묻힌 대한송유관공사의 송유관을 뚫고 유압 호스로 유류 탱크 차량에 연결, 270여 회에 걸쳐 휘발유와 경유 200만여리터(시가 28억원 상당)를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38)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송유관과 100여미터 떨어진 창고건물을 임대해 물류회사로 위장한 뒤 훔친 기름을 공범이 운영하는 인근 주유소로 운반해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월 충남 논산경찰서도 논산시 가야곡면 모 낚시터 인근에서 대한송유관공사가 매설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호스로 탱크로리에 연결해 하루 1만리터(시가 1000만원)의 경유를 훔친 혐의로 박모(29)씨 등 5명을 검거했다.


이 외에도 매달 한두건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송유관을 대상으로 한 기름절도인 것.


석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많이 오르기 시작한 2년여 전부터 송유관을 대상으로 한 기름 절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기름 절도를 막기 위해 송유관로를 따라 하루 2차례씩 정기적으로 순찰하고 있지만 밤에 땅속에 매설된 송유관을 몰래 뚫고 흙을 덮어두면 찾아낼 수도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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