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논란, 사업유지 걸림돌 작용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8일 퇴임식을 가졌다. 이를 두고 에관공 안팎에서는 "우리나라 에너지관리정책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이사장은 지난 2004년 5월 부임해 2년4개월동안 우리나라 에너지관리의 수장으로써 역할을 했다. 임기를 10개월 남겨둔 김이사장은 결국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에 내정됨에 따라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떠나는 사람, 웃으며 보내라'는 말이 있음에도 이를 지켜보는 에관공 안팎에서는 마냥 웃으며 보낼 수만은 없는 상황. 김이사장을 비롯, 에관공이사장을 지낸 7명 가운데 3명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기 때문이다. 특히 문민정부가 들어선 90년대초반 이후 재직한 5명의 이사장 중엔 3명이 중도 하차했다.

 

에관공 수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주 바뀌자 실무진들은 정책 시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관공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함에 따라 정책추진에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에관공 이사장은 에너지 전체 흐름을 잘 아는 사람이 돼야 임기에 관계없이 소신있는 에너지정책 프로그램을 가져갈 수 있지만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비슷한 시각이다.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총장은 "에관공의 업무가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인 만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에관공 이사장이 정치권에 자유롭지 못한 결과"라며 "에관공이사장이 낙하산 인사시비에 휘말리는 이유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 "에관공이 추진하고 있는 지속가능에너지 실현, 에너지절약 등 사업을 일관성있게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임기 중간에 이사장이 바뀌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임기 중간에 그만둔 서동렬 전 이사장(1992~1993년)은 군인 출신으로 현재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기성 전 이사장(1993~1998년, 연임임기 채우지 못함)도 특허청·상공부 출신으로 현재 변리사 개업중이다. 김홍경(1998~2001년)·정장섭(2001~2004년) 전 이사장도 산업자원부 출신이다.

 

이러한 에관공 이사장을 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과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은 에관공 사업을 유지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에관공의 주 업무가 에너지관리가 아닌 에너지절약인 것 처럼 보인다는 것.
실제로 김균섭 이사장은 퇴임을 하루 앞둔 17일 산자부장관 주재의 긴급전력수급회의에서 "다양한 에너지절약 캠페인으로 에너지사랑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관리 전반에 대한 대책보다는 에너지절약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대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출신은…

 

1983~1989년 문홍구: 합참본부장(연임)
1989~1992년 최상화: 국방부 해군본부 참모총장
1992~1993년 서동렬: 공군 참모총장(중도 하차)
1993~1998년 이기성: 상공자원부 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장(연임. 중도 하차)
1998~2001년 김홍경: 산업자원부 차관보
2001~2004년 정장섭: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
2004~2006년 김균섭: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중도 하차)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