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투자청 1단계 프로젝트 35억달러 투입/건설 시공ㆍ감리 埃와 공동참여 성공 가능성 커

3월 28일 중동의 에너지 대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공항. 오전 5시 10분인데도 탑승대기객들로 북적거렸다.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대국인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터키 이스탄불, 유전도시인 악타우, 남아프리카 등지로 가려는 사람들이다. 깔끔한 양복 차림을 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슬람문화권이라는 것을 알리듯 '히잡'을 쓴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기서 다시 10시간 가량 탑승대기를 한 뒤 이집트의 수도인 카이로로 향하는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전체 230여석 빈 자리가 없다. 4시간 정도의 비행 동안 제공된 기내식은 이슬람 문화권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이날 오후 5시 40분. 입국 수속을 마치고 들어와 하늘을 보니 이미 어둑어둑해졌다.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도심에 이르는 50여분간 보이는 것은 온통 거대한 유적군과 공사현장뿐이었다. 빠른 경제성장을 보여주듯 곳곳이 공사현장이었다. 수도를 가로지르는 나일강변에 자리한 이집트박물관 넘어 야간 조명에 위용을 자랑하는 피라미드가 보인다.


이집트에서 석유 및 가스산업은 이미 국내총생산의 10.6%와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지속적인 외화수입 및 투자유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이집트가 최근 원유생산만이 아닌 석유화학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권세영 코트라 카이로무역관 차장은 "이집트는 현재 에너지 개발에 신경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집트 천연가스를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들여오고 있으며 그 양도 2004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해 우리나라와의 주요 에너지협력국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재 이집트는 자국의 석유 고갈현상에 대비해 수단 국경부근을 중심으로 석유개발에 힘쓰는 한편 석유화학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차장은 "이집트는 2002년부터 20년에 걸쳐 24개의 석유화학산업 프로젝트를 통해 자국의 낙후된 석유화학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10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이집트의 연간 석유화학 제품 생산액은 70억달러, 1500만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차장은 "이집트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육성책은 수입의존비율을 줄이고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유치 효과도 함께 거두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집트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은 연간 약60만톤 가량으로 생산량의 45%가 폴리에틸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집트 투자청은 현재 16개사가 활동하고 있는 생산시설을 2020년까지 24개 프로젝트에서 50개 생산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용인력을 현재 7600명에서 10만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따라서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집트투자청은 현재 추진 중인 1단계를 포함해 2009년부터 2015년까지의 2단계와 2016년부터 2022년까지의 3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8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 1단계 석유화학프로젝트는 알렉산드리아, 포트사이드 등 지중해와 수에즈, 이스말라리아 등 홍해 인근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총 35억달러가 투자됐다. 또 33억달러가 투자돼 2009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프로젝트는 8개 중 3개의 프로젝트만 확정돼 있는 상황이며 3단계는 아직 미확정된 상태다.


권 차장은 "이집트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직접 참가 방법으로는 프로젝트 지분 참가 방법과 플랜트 건설 방법이 있다"면서 "지분 참가의 경우 프로젝트 규모가 1억달러를 상회하는 대규모인 까닭에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엔지니어링 및 건설 플랜트 부분에 대한 시공 및 감리 부분에 이집트 기업과 공동으로 참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프로젝트 건설에 소요되는 각종 기자재 또는 밸브 등에 대한 공급, 기술 이전을 통한 진출도 고려해 볼 만하며 최종 완제품 생산을 위한 기초원료도 진출 가능분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집트투자청은 원자력발전소 건설 요청을 한국수력원자력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차장은 "현재 이집트는 부족한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원전건설 방식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이집트를 우호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원전건설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정책 추진을 우호적으로 보고 있다"며 "건설방식 등을 감안해 한수원을 비롯해 몇몇 국가에 의견을 타진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중동·아프리카·유럽 3개 대륙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이집트는 지정학적 위치와 풍부한 에너지자원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외국계 기업이 이집트 현지에 진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도 현지 문화관습 차이 등의 애로점을 호소하면서 적극적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이집트 진출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주로 정부의 정책, 세관 및 통관절차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잦은 정전 등 인프라 환경에 대한 불만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차장은 "진출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해결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동일 애로사항이 반복해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집트 정부의 문제 해결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인센티브의 경우 실제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정부 투자정책을 총괄하고 잇는 투자청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게 그의 셜멍이다.


따라서 에너지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전분야에 걸쳐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할 때는 꼼꼼함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집트는 회교국가이며 독특한 문화전통을 갖고 있어 투지진출 초기단계는 물론이고 실제 기업운영 과정에서 사업인허가, 공장설립, 세금문제, 종업원고용, 원부자재 조달, 환경 등 실제투자를 해보지 않고는 경험할 수 없는 의외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권 차장은 "투자를 실현하면 이미 경험을 해 본 기업의 경험담과 문제해결의 노하우를 사전에 습득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와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 에너지산업으로는 현재 유일하게 SK가 유공시절부터 진출해 있다. 사진은 현재 SK가 25%의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이집트 북자파라나 해상유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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