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넓어진 회음부 부부관계 힘들어..

40대 초반의 주부 K씨는 난산으로 인해 질이 헐거워진 사례이다. 그리고 아기가 거꾸로 들어서서 다리가 먼저 나오는 통에 출산에 큰 애로를 겪었고, 난산의 후유증은 컸다. 몸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화장실을 거의 한 시간 만에 한번 씩 들락거려야 할 정도였다. 그리고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았고 웃거나 재채기, 기침을 하면 소변이 새어 나와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그중 제일 곤란한 것은 남편과의 섹스 도중에 소변을 지리는 것. 뿐만 아니라 방귀 소리 같은 것이 ‘픽픽’ 새어나오기도 했다.


“창피해서 자꾸 관계를 꺼리게 되자, 더욱 마음이 위축되었어요. 처음엔 남편도 싫다는 저를 끌어안고 관계를 시도했지만, 차츰 너무 퍼졌다며 불평불만이 많아요. 어떤 때는 관계도중 재미없다며 그만둬 버리기도 하고… 이제는 노골적으로 잠자리를 기피해요.”


힘들게 아이 낳고 남편에게 잠자리를 외면당하는 모욕감은 당해보지 않은 여성은 모른다는 것이 K씨의 호소였다. 그래서 K씨는 소위 ‘예쁜이수술’을 받았고, 그러고 한 달 뒤 병원을 찾아와 요즘에는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만 들어와서 귀찮다는 우스갯소리로 부부금슬이 좋아졌다고 감사의 말을 건넸다.


예쁜이 수술이란 정상 분만 시 질과 회음부가 넓어진 것을 좁혀주는 수술이다. 분만 시에는 태아 머리의 직경이 10cm 정도 되기 때문에 질 부위도 10cm 이상 늘어나야 한다. 분만 후에는 넓어진 질과 회음부위가 탄력성이 있어 약간 줄어들지만 특히 두 번째 이상 아기를 출산하거나, 아기가 유난히 큰 경우 눈에 띄게 탄력성이 떨어져 심하면 방광벽이 늘어나 방광류가 생겨 요실금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한 직장벽이 늘어져 대변보기가 힘들기도 하다.


예쁜이 수술이란 필요에 따라 방광 쪽이나 직장 쪽의 벽을 좁혀주는 수술로 양쪽을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다.


회음부가 넓어진 경우, 수술로 증상을 개선할 수도 있지만, 비뇨기과나 산부인과에 가서 바이오피드백 전기 자극 치료를 받아도 된다. 1주일에 2회, 20~30분가량, 6~8주 정도 골반근육의 힘을 키우는 치료를 받으면 증상의 개선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집에서 하는 케겔운동 역시 효과가 있다. 케겔 운동이란 의자에 앉아 있을 때나 서있을 때 수시로 3초 정도 질을 조였다가 풀어주는 운동을 계속하는 것인데, 소변을 볼 때도 그냥 쭉 보지 말고 보다가 잠시 멈추고 다시 소변을 보는 운동을 반복한다. 케겔 운동의 경우 쉽고 경제적이지만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요즈음 젊은 산모 중에는 회음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정상 분만을 하지 않고 제왕절개술을 택하는 여성들도 많다. 실제로 영국의 한 의학 잡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영국 여의사 중 30%가 제왕절개로 아기를 분만하겠다고 했다. 그 이유의 80%는 회음부의 손상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중요한 것은 질의 크기가 줄어든다고 남성의 성감이 꼭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부관계의 만족도는 성행위 자체가 아니라, 마음으로, 즉 심리적인 면에서 충족함이 있어야 이루어져야 높아진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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