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적체 심화 … 1995년 일시 충원이 화근

가스안전공사의 인사적체가 가속화되면서 중간 간부급은 정원을 초과하고 하위직급은 공백상태인 기형적 조직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부서가 일반직원보다 과장급 간부가 많고, 심지어 한 부서의 전 직원이 과장인 부서도 있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안전공사의 정원은 총 1197명이다. 직급별로는 처ㆍ실장급(1급)이 28명, 부장ㆍ팀장급(2~3급)이 121명, 과장급(4~5급)은 무려 894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에서 마주치는 직원 10명 중 9명 가량이 과장급 이상의 간부인 셈이다. 실제 본지 확인 결과 전략감사팀의 경우 4명의 팀원 모두가 과장직책을 맡고 있다. 또 인력개발팀ㆍ안전기기팀ㆍ홍보팀 역시 6명의 직원 중 4명이 과장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사 내부에선 '일할 사람은 없고 시킬 사람만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사 11년차를 맞는 한 과장은 "최근 몇 년동안 하급직원이 한명도 충원되지 않았다"면서 "과장이 직접 잔무까지 처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사가 '항아리형' 조직구조를 갖게 된 것은 1994년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 이후 이듬해 600명 가량을 일시에 충원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의 한 인사 관계자는 "원래 4급을 기준으로 과장급 직급이 부여됐는데 일시 채용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5급직원을 과장으로 분류하다보니 인사적체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인사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사의 기형구조는 특히 이들 직급이 정년에 이르는 때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무 전반을 궤뚫는 직급이 일시에 퇴직하면서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올 3월 19명을 채용했지만 하반기 신규채용은 정원문제로 아직 불투명한 상태"라면서 "가스기사나 기술사까지 보유한 고급 전문인력이 수시로 보충되는 시스템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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