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자력발전 늘리며 국내 인력 빠져나가

"국내 원자력 기술진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정훈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가 최근 열린 '에너지ㆍ자원기술 국제협력사업 총괄워크숍'에서 한국 원자력 분야 기술진의 노령화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 원자력 분야 기술진 중 40대~50대 중반이 나이 어린 축에 든다"며 인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원자력기술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총 직원 1132명의 평균 연령은 45.6세로 확인됐다. 여기에 행적직 77명을 제외해도 평균 연령의 수치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게 연구원 관계자의 말이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직 794명, 기술직 261명을 두고 있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력 부족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지만 연구원이 자체로 인력충원이나 수급계획을 수립할 수 없으며 국가가 법에 따라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 박사에 따르면 미국도 우리와 비슷한 처지다. 2006년말 현재 미국은 원전 103기가 운전 중이다. 고유가로 인한 원자력발전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문가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

 

미국이 이같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데는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아일랜드(TMI)원전 사고 때문이다. 카터 정부는 이 사건으로 '원자력 죽이기'를 시작, 원자력 관련 학과를 없애고 원자력발전도 줄였다.

 

30년이 지난 현재 미국은 원자력 발전을 늘리려고 하지만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 봉착했다. 원자력 공학과를 신설하고 있지만 전문가 부족으로 이도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70세가 넘은 노교수가 교정에 다시 들어서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이에 따라 해외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관련 학과 학생들도 학업을 마친 후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미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향이 많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실험실의 한 연구원은 "학생들이 졸업 후 대우가 나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유학 갔다가 국내 대우가 좋지 않아 안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전문가 육성 후 정부 차원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전문가 유치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국비로 유학 간 학생들의 귀국이 30%에도 못 미쳤다고 들었다"며 "키우기만 하고 관리가 없으면 말짱 헛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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