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공식 방문한 셰이크 모하매드 두바이 국왕의 기부소식이 감동과 함께 부러움마저 인다.

지난 21~22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셰이크 모하매드 국왕은 자신이 설립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재단’에 중동지역 교육사업을 위해 사재 100억달러(약 9조3000억원)을 쾌척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세계 2위 부자에 오른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워런 버핏 회장이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370억달러 이후 두 번째 많은 액수다. 국가 지도자가 개인적으로 이같은 거액을 교육사업에 기부한 것은 유례가 없다.

마이크로 소프트(MS) 설립자 빌 게이츠의 재산은 약 500억달러(약47조5000억원)이다. 

그는 자신과 아내 이름을 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 291억달러(약 20조9000억원)를 출연해 후진국 교육과 질병 퇴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 유태인 출신 부호 엘리 브로드와 함께 미국 교육을 위해 6000만달러(약 570억원)을 광고비로 내놓겠다고 했다.

포브스 선정 세계 갑부 9위로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도 한 달여 전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에 6500만달러(약 600억원)를 기부했다.

 

자신의 부를 사회발전에 아낌없이 나누는 것이다.

‘사회공헌’은 글로벌 기업이 갖춰야 할 ‘필수’ 요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부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느낌이다.

최근 들어 사회공헌이 주요 화두가 되면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 중에 있으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회사 내부에서 개인적인 봉사 활동 정도가 전부였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회봉사활동과 관련한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사기업도 삼성, LG, SK그룹 계열 IT기업들은 내부적으로 봉사조직을 구성해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의 글로벌 및 국내 사회공헌 활동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더욱이 순수성에서도 의문점이 있다.

최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항소심 법정에서 사회공헌기금 1조원을 7년 간 나눠 출연하고 이 중 1200억원을 1년 안에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총수가 사재를 털어 사회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뜻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나 항소심 재판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순수한 의미로만 해석하기엔 어색한 감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사회봉사는 그 순수성이 받쳐질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사회공헌'을 빌미삼아 언론보도에 치중하는 모습은 역시 순수함을 의심받는다.

국내 대기업들의 기부규모는 크든 작든 척박한 기업의 기부문화 풍토 속에서 칭송받을 일이나 기부 규모에 앞서 중요한 것은 순수함이다.

자식이 술집 종업원에게 매를 맞았다고 경호원들을 데리고 가 조폭처럼 보복폭행을 하는 우리나라 한 재벌총수의 행태가 더욱 부끄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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