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vs 환경보호 논란 가열

영국 정부가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지난 30일자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환경 문제와 맞물려 있는 스테인테드 공항 확대 허가를 앞두고 갈등에 휩싸였다. 이 공항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영국공항공단(BAA)은 항공객의 숫자를 연 2500만명에서 3500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항공기 운항 횟수가 늘어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고 활주로 확장에 따른 인근 삼림 파괴가 예상돼 환경 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영국 정부가 비행기 운항 확대를 허락한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20%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와 모순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스탠스테드 확장 멈춰라' 캠페인의 브라이언 로스는 "문제의 핵심은 정부가 항공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에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1일 BAA, 환경 단체 지구의 친구들, 지역 주민을 불러 공공 집회를 열었다. 그린랜드 정부의 전 장관이었던 이퀴룩 린지 이누잇 환경 의회 의장도 집회에 참석해 항공기 운항 횟수 확장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시민환경운동 '내셔널트러스트'는 저가 항공 여행때문에 영국의 최장수 삼림이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는 내용으로 발표했다. 1000에이커의 햇필드 삼림이 공항의 소음과 화학 오염원으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햇필드 숲은 연간 2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500년이 훌쩍 넘은 8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단체는 20만명의 방문객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드 클락 햇필드 숲 관리 부장은 "항공기 이륙과 창륙 사이에 휴지기가 있지만 항공 횟수가 더 늘어나면 끊임없는 소음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며 "비행 경로 바로 아래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햇필드 숲은 삼림이 중세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며 "이제 평화와 안정된 순간을 찾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낙담했다.

 

케이트 터너 내셔널트러스트 지역 부장은 "비행기 운항 횟수 확대를 허가하는 것은 미적, 역사학적, 과학적, 사회적 가치를 무시하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한편 공항 측은 정부가 확장 계획을 거부할 경우 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리티시 에어웨이를 주축으로 한 영국 항공사들은 항공 횟수 확장으로 연간 130억파운드의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항공산업 정체가 승객과 항공사에게 연간 17억파운드를 낭비하게끔 한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운항 확장은 2014년 하루 720번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향후 20년 안에 탑승자가 4억65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트윅, 히드로, 브리스톨 앤드 노리치 등 영국내 20개 공항도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신문은 정부가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게트윅과 히드로 항공사도 소유한 BAA를 실망시키지 않으면서 내셔널트러스트 회원의 심기로 건드리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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