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책소개  
『인류의 미래사』는 1995년부터 2200년까지 약 200년의 지구 역사를 다룬 미래학 책이다.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전 세계를 극단적 자본주의 체제가 뒤덮은 1995년부터 인류를 파국으로 몰아간 2044년의 3차 세계대전과 전지구적 사회주의 체제의 탄생과 붕괴, 아나키즘 체제의 공동체 사회로 나아간 2200년까지의 숨가쁜 역사를 한 역사학자가 자기 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 안에 담았다.

저자는 과학 문명과 기술 문명 중심인 대부분의 미래학서와는 달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전 영역을 포괄하는 일종의 전체사를 펼치고 있으며, 특히 미래학에서 도전하기 힘든 지성사와 철학사까지 생생하게 추적하고 있다. 또한 냉정한 전망, 총체적 시각, 구체적 묘사를 하나로 뀀으로써 이 책은 파멸적 운명의 파도를 헤쳐 나가는 인류의 오디세이를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23세기를 눈앞에 둔 2200년, 노(老)역사학자 피터 젠슨이 10살 먹은 손녀 잉그리드에게 들려주는 21세기와 22세기 지구의 역사가 이 책의 내용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자료와 정보, 그래프와 도표로 이루어진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역사가 아니라, 역사학자인 한 개인의 시각이 반영된 주관적 역사, 직접 몸으로 겪은 생생한 체험의 역사이다. 이 책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형식은 독자들이 긴장하지 않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저자소개 : W. 워런 와거(Walter Warre Wager, 1932~2004)
앨빈 토플러, 아서 클라크 등과 함께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꼽히는 미국의 역사학자이다. 1932년에 태어났으며, 2004년 타계할 때까지 뉴욕 주립대 빙엄턴 대학 역사학과 교수로 30년간 재직했다. 서양 지성사와 문화사를 연구했으며, 특히 정치ㆍ경제적 틀에 입각한 미래사 연구로 탁월함을 인정받아 빙엄턴 대학의 수훈교수가 되었다. 1974년부터 시작된 그의 미래학 수업은 학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 대학 최고 인기 강의였으며, 그의 이름은 졸업생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명성을 얻었다. 수천 명의 학생이 수강한 그의 미래학 강의를 토대로 쓴 『인류의 미래사』는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신입생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그의 다른 책으로 『The City of Man』, 『H.G. Wells : Traversing Time』, 『The New Three Futures』등이 있다.

 
역자소개 : 이순호
홍익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뉴욕 주립대에서 서양사를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타타르로 가는 길』 『살라딘』 『문신, 금지된 패션의 역사』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살라미스 해전』 등이 있다. 
 

목차보기 
여는 글 - 이매뉴얼 월러스틴
초판 머리말
2판 머리말
3판 머리말

독자 여러분께
사랑하는 손녀 잉그리드에게

1부 극단의 시대

1장ㆍ폭주하는 기관차
최후의 자본 시대 / 세계 체제 / 지구의 지배자 / 최악의 불황
간주곡 - 톱니바퀴 속의 고독

2장ㆍ지구 제국의 운명
새로운 권력자 / 민주주의의 죽음 /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 / 전 세계의 신탁통치 / 저항자들
간주곡 - 펜의 공방전

3장ㆍ가이아의 신음 소리
착취당하는 지구 / 인구와 식량 / 에너지 전쟁 / 이글거리는 대지
간주곡 - 폐병 걸린 아마존

4장ㆍ시계태엽장치 오렌지
분자 사회 / 범죄, 마약, 빈곤 / 컴퓨터 혁명 / 유전공학의 팡파르 / 우주 식민지
간주곡 - 감시받는 유전자

5장ㆍ2044년의 카타스트로피
군비 경쟁 / 미국의 내전 / 3차 세계대전 / 전쟁 후폭풍
간주곡 - 잿빛 먼지 속의 슬픔


2부 평등의 시대

6장ㆍ세계 혁명 전사들
죽음의 행렬 / 전진하는 세계당 / 지구공화국의 탄생 / 완전한 평등
간주곡 - 우크라이나의 눈물

7장ㆍ프로메테우스의 진군
생명의 귀환 / 최적 인구 / 민중의 세계 체제 / 우주로 우주로
간주곡 - 우주에서 온 편지

8장ㆍ인간적인, 더없이 인간적인
새로운 노동자 계급 / 가족의 붕괴 / 유전자 개조 / 존재에 대한 경배
간주곡 - 멘토와 멘티

9장ㆍ무릎 꿇은 아틀라스
자유 없는 자유 / 미노타우로스의 미궁 / 반대의 목소리 / 세계연방 국기 하강식
간주곡 - 고장난 관료제


3부 자유의 시대

10장ㆍ작은 세상의 기획자들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작은당의 임무 완수 / 소리 없는 변혁
간주곡 - 어느 의사의 일기

11장ㆍ꿈꾸는 자들의 공동체
자치ㆍ자율ㆍ자연 / 생태 신비주의 / 소박한 테크놀로지 / 자치의 대가
간주곡 - 유토피아 논쟁

12장ㆍ인간을 넘어선 인간
삶과 죽음 / 인간의 자기 진화 / 인류의 새 거처

잉그리드에게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인사

젠슨가와 브랜트가의 가계도
미래사 연표
찾아보기(인명, 용어)

 

책속으로 
세계 경제 질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자본주의가 대세를 장악했단다. 서기 2000년, 여기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국가 주도형 계획경제가 붕괴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본주의를 소리쳐 내세우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단다. …… 1990년대 이전 세계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생각은 망상이란다. 그래, 소련, 중국, 폴란드 같은 공산국가들의 당 지도부가 사회주의 건설을 자랑스러워했던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경제만은 자본주의 세계 질서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었단다. 자본을 소유한 것이 개인이든 국가든, 중요한 것은 자본이 쓰인 방식과 목적에 있거든. 그런 기준으로 보면 소련이나 미국이나 자본이 기능한 방식은 동일했단다. 두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본은 사용이 아니라 이윤을 얻기 위한 생산 활동에 쓰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불평등한 결과를 낳을 게 뻔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 시장에서 교환되었다. …… 사회주의 국가들을 지배한 것은 결국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였던 거야. --- pp.42~43

 
보건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야심찼던 만큼이나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유전자 전략’이었다. …… 간단히 말해 ‘유전자 전략’의 목표는 인간이라는 종을 재설계하는 거였다. 인간을 대중의 동의를 얻어 과학자들이 설정한 최상의 신체, 최상의 지력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었단다. …… (유전자 전략 프로젝트를 제안한 보건부 장관 키안 군디는) 힘과 특권을 지닌 새로운 엘리트층이 들고일어나 능력과 운이 없는 약자들을 착취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 전략’밖에 없다고 했지. 키안은 이렇게 결론지었더. “사회주의는 우월함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우월한 계층을 반대하는 것이다.”--- p.314

 
(해가 갈수록 노령화 사회가 현실이 되면서) 현재 대부분의 공동체들은 세대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노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 권력을 독점하는 경향이 계속되다 보니, 청년들은 자신들에게 기회가 올 날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어. …… 과거의 계급 투쟁이, 아직은 미미하기는 하지만 노년층과 젊은층의 갈등으로 재연되었단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 시대보다 다음 시대가 무엇인가를 이루기 더 힘들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많은 동정심을 느낀단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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