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민 탄소배출 저감방법 제대로 몰라

"나는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까?"

 

영국 정부가 일반인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는 온라인 계산기를 지난주 공개했다. 영국 환경ㆍ식품ㆍ농촌부가 개발한 이 계산기는 사람들이 집을 난방하고 가전제품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의 탄소를 배출하는지 계산해 준다.

 

계산기를 이용하기 위해서 우선 생활 습관을 묻는 문항에 대답해야 한다. 예컨대 세탁물을 말리는 방법,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해 주전자에 따르는 물의 양, 집의 단열제 종류 등에 대해 표시해야 한다.

 

개인의 탄소 배출량을 산출하고 나면 영국인 평균 탄소 배출량과 비교할 수 있다. 또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맞춤식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환경단체 등 다른 기관에서 인터넷상으로 비슷한 방법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그들의 방법이 기후변화를 막는 데 도움을 줄지 여부는 미지수다.

 

ICM연구소는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분의 2가 기후변화를 온전히 인류활동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중 5분의 1만이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을 이산화탄소로 꼽았다.

 

여론조사 결과 일반인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우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응답자의 절반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3분의 1은 자동차 운전을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한편 응답자의 4%는 비행기 이용을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영국 장관들은 더 자세하게 고안된 계산기가 개발돼야 하며 개개인의 생활 양식에 맞춘 조언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데이비드 밀라반드 영국 환경부 장관은 "사람들이 운동과 다이어트, 라이프스타일에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처럼 영국 정부는 그들에게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려줘야 한다"며 "탄소 계산기의 절대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를 절감한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활동이 일반인에게 퍼지는 것을 반가워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생활 범위가 얼마만큼 탄소 계산기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음식 소비, 대중교통, 길거리에 켜진 전등과 같은 공공 서비스에 의해 배출된 탄소량까지 계산에 넣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한 계산기가 산출한 영국인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48톤이다. 이는 실제 국민 한명당 배출량보다 약간 낮은 수치다.

 

제임스 스미스 셸 영국지사장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을 만들기 위해 향후 18개월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주간지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향후 8~10년, 길게는 15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렇게 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 정책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회장은 "셸사가 탄소 배출 감축량, 탄소거래 제도, 자동차 탄소 배출과 건물 설계 등 탄소 배출과 관련한 모든 것에 표준을 정하는 국제 협약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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