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용역비에 업계 관심/한수원, 내달께 입찰 공고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 건설이 경주시 일대에서 본격화 된 가운데 해운사를 비롯한 수송업계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발주할 예정인 '방폐물 운송용역 입찰(가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로 예정된 이번 입찰은 ▲'위험물'로 간주되고 있는 방폐물의 특성상 용역단가가 높다는 점  ▲수송 전례가 없는 특수물류로 노하우와 실적을 쌓을수 있다는 점 ▲투입 장비에 대한 감가상각과 건조비까지 보전된다는 점 등에서 관련업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방폐물은 '돈'=복수의 운송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수원은 1단계 방폐장 건설사업이 끝나는 2009년 1월부터 전국 4개 원자력발전소에 산재해 있는 중ㆍ저준위 방폐물 드럼을 경주 방폐장(월성원전 인근)으로 끌어모으는 '수송작전'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대상 방폐물은 현재 전남 영광원자력발전소와 경북 울진원자력발전소, 이달 9일 가동이 중단된 경남 고리원자력발전소,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등의 소내저장고에 각각 쌓여있는 상태다.  

 

한수원 방폐물사업본부 관계자는 "내년말까지 물양장(원전의 접안시설)을 짓고, 2009년부터는 (방폐물을)날라야 한다"며 "조만간 용역계약을 위한 공고를 내고 내달부터 8월까지 입찰을 실시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물량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차 운송계약은 10만드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한수원의 적재 폐기물이 7만926드럼이고, 원자력연구소나 한전원자력연료 등의 방폐물이 3만드럼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드럼을 100kg으로 가정하면 5톤 카고트럭 2000대(1만톤), 100톤급 특수선박 100대분이 동원되는 대용량이다. 물론 방폐물은 수송 전례가 없는 특수화물로 취급돼 일반화물의 수 배에 이르는 용역비가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 해상ㆍ육상수송 병행=영광, 울진, 고리원전의 방폐물은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이 유력시되고 있다. 철도나 도로를 이용한 수송보다 안전하고 만일의 사고에도 육지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기 때문이다.

 

단 방폐장에서 불과 2~3km 떨어진 곳에 있는 월성 방폐물은 트럭을 이용한 육상운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해운사와 육상운송사가 결합한 컨소시엄 형태의 입찰이 될 것이란 업계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방폐물은 특수 물건으로, 시멘트나 모래처럼 다뤄지면 안된다"면서 "태풍 등의 비상사태에도 끄떡없는 이중구조의 특수선박을 이용해 육지에서 200해리를 벗어나 방폐장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또 "유능한 경험이 있는 우량 해운선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연안사와 외항사를 구분하지 않고 입찰을 받게 될 것"이라며 "7~8개사 정도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중에 매우 적극적인 업체도 있다"고 전했다.

 

입찰의사를  밝힌 수송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과 같은 대형 해운사와 대부분의 운송하역업체가 참여의사가 있고 동방, 세방, 현대해운 등의 군소업체도 관심이 많다"면서 "선박건조비와 감가상각까지 보장돼 입찰에 큰 매리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폐장이 최대 80만드럼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돼 있어 이번 입찰은 향후 발생할 물량에 대한 '예비심사' 성격이 강하다"면서 "업체 입장에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회로 보고 있는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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