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용으로 변경 요구에 산자부 내부 이견…수용 '난망'

집단에너지사업자가 하절기에 쓰고 있는 천연가스 도매요금을 보다 저렴한 냉방용 기준으로 변경해 달라는 '종별요금 개선 건의'를 냈지만 산업자원부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돼 당분간 수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사업자들은 "남아도는 하절기 열원을 버리지 않고 냉방용으로 사용하자는 것이 취지인데,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여름철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천연가스 냉방요금 조정을 신중히 재검토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자부에 따르면 SH집단에너지사업단과 집단에너지공급사들은 수년째 정부에 도매요금을 냉방용으로 적용해달라는 건의를 내고 있다. 입방미터당 100원가량 싸게 도시가스를 공급받아 냉방용 열수요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현행 요금제는 수용가가 천연가스용 개별 냉방기를 설치하는 경우 집단에너지공급사보다 저렴한 냉방용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스보일러식 개별 냉방설비 설치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산자부 일부 부서는 집단에너지사에 이중보조가 되거나 가스공사의 비축시설 운용비용 증가, 기타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요금제 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동고하저(冬高夏低)형 가스소비 구조로, 여름철 소비가 늘어나면 저장시설 비용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요금제 조정은 팀간(에너지관리팀-가스산업팀)에 이견이 팽팽해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집단에너지사들의 주장은 이해되지만 냉방용 요금을 적용해 주면 일반수용가(일반요금)보다 싸게 공급해 주고 있는 현실에 교차보조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요금감면분이 기타 소비자로 전가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여전히 요금제 개선에 미온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공급사들은 "요금제 종별 변경건의는 수익을 늘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천연가스를 이용해 여름철 전력난도 해결하고 버려지는 자원도 활용하자는 뜻"이라면서 "국가적 에너지 효율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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