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증과정 생략…중국과 미국 등과 사업 계약 공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증시에서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

 

최근 ㈜케이알이 '수직축(사진) 풍력발전기'를 출시해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도시경관 시설물 건설업체인 케이알이 신재생에너지업체로 등록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이어 케이알은 올 2월 수직축 풍력발전기 2MW급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케이알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wind power 2007' 전시회기간 동안 축소 제작한 수직축 제품을 통해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시연회를 열었다. 김사만 케이알 사장은 "수직축 풍력발전시스템의 높은 효율과 저소음, 구조적 안정성에 대해 미국, 유럽의 세계적 풍력발전시스템생산업체들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면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품의 기술적 성능에 대해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소개했다. 케이알 측은 또 언론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 수출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미 정부승인을 취득하기 위해 8월 미 현지에 제품을 설치, 필드테스트에 본격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진배 케이알 팀장은 "2MW급 풍력발전기 완제품이 아직 나온 것은 아니다"며 "최소 올해 안으로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수직축에 대해 표준화 작업을 한 곳이 없지만 세계에서 권위 있는 3개 인증기관과 접촉 중이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상용화 단계에 거의 와 있지만 변수에 의해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며 공식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케이알은 지난해 9월 길림예와 풍능 유한공사에 49.5MW급 풍력발전기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액은 900억원이었다. 같은해 11월 중국 흑룡강성 풍력발전단지 건설사업 합작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2월 내몽고 자치구에 풍력발전단지 건설공사 턴키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여전히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에서 수직축 다리우스형 풍력 발전기가 몇년 전 건설된 바 있다. 실효성 검증 결과 대형 수직축 풍력발전기의 신뢰성이 떨어져서 이 사업은 결국 실패했다. 효율도 기존 수평축에 비해 7분의 1로 떨어졌다. 이후 풍력발전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수직축 풍력발전기의 실효성을 검증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개발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수직축 풍력발전기를 인증하는 기관도 신청하는 업체도 없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업체를 인증하는 기관인 공단 측은 "이 업체 관계자와 아직 아무런 논의도 한 바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면 실물이나 성능 그래프 공개가 필요하지 않겠나"며 "케이알은 정부의 R&D 프로그램 예산을 받아 실증 연구를 거치거나 국내 전문가 인증기관을 통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2MW급이라면 아파트 크기의 발전기가 회전해야 하는데 기술개발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풍력에너지학회 소속의 이영호 한국해양대학교 박사는 "수직축이든 수평축이든 효율이나 실효성 문제"라며 "아직 검증이 안된 제품으로 시장부터 형성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2MW급 수직축 풍력발전기는 20층 아파트 한 채 크기다. 그는 "100kW 등 작은 규모로 실험한 결과를 MW급으로 적용하기 힘들다"며 실증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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