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산하 공기관 공기업 "우리가 일 다해준다"

 

한 해 2조6000여억원의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자금(이하 에특자금)을 운영하는 산업자원부의 자금 운영자료가 너무 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통계나 기록도 산자부가 하지 않고 공기업 등에 떠맡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을 운영하는 것에 비해 관련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산자부의 에특자금은 총 2조4934억원으로 국내외 유전개발을 비롯 해외자원개발, 석유비축사업 등 여러 관련사업에 사용됐다. 하지만 관련 기초자료는 '에너지자원사업'이란 제목의 A4지 한 장이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A4지 한 장 분량의 자료를 내민 산자부 관계자는 "산자부로서는 별도의 자료를 만들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며 "재정경제부가 관련 자료를 통합,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산자부 관련 통계나 자료를 우리(재경부)가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확인 결과 산자부가 말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은 '국가재정정보시스템(NAFIS : National Finance Information System)'이다. 이는 재정활동 중 예산이 확정된 이후에 이를 집행하고 결산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업무처리를 전산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예산의 재배정, 예산의 집행(수입 및 지출), 국고금 관리, 국유재산ㆍ물품ㆍ채권 및 채무관리 그리고 결산업무 등을 실시간으로 연계처리하고 있다.

 

산자부가 각 부서에 배당하는 에특자금을 계획하거나 운용, 관리하는 자료는 따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자부 내부에 자체 통계나 자료가 있어야 더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가능하고 미래를 위한 올바른 계획을 세울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산자부 관계자는 "굳이 그렇게 만들 필요가 있나"라며 "예전에는 각부에서 자체적으로 자료 통계 등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전부 통합차원에서 다 한꺼번에 처리하는 걸로 안다"고만 말했다.

 

취재결과 산자부의 일부 자료는 공기업이 필요에 따라 작성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의 자료 요구에 피드백 역할을 하고 있는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산자부 직원들이 자료나 통계, 기록 같은 작업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필요하면 우리한테 전화해서 이것 만들라 저것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데 우리가 다 만들어 주고 있다"며 실상을 설명했다.

 

한편, 올 해 산자부의 에특자금 예산은 2조6310억원으로 산자부 전체 예산 5조442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에특자금…


에특은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법을 이르는 말로 이 법에 의해 조성되는 자금은 에특자금, 이 자금을 운용하는 예산ㆍ 결산 등의 행위는 에특회계다. 재원조달은 수입되는 원유, LNG 등에 부과금을 징수하고 판매되는 유류ㆍ LPGㆍ LNG 등에 부과금을 징수하여 재원을 조성하고 에너지에 관련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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