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수력발전소 리모델링 통해 일자리 창출도"

독일이 신재생에너지 해외시장 확대에 숨가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독일 전력의 11.6%가 재생에너지로 공급된다. 이쯤되면 '신재생에너지 대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은 지구 반대편 한국까지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심이 많은 국내 기업과 손잡아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일 독일 신재생에너지 전문가 집단이 한국을 찾았다. 에너지관리공단과 독일상공회의소, 독일에너지공사가 공동주최한 '한ㆍ독 신재생에너지 공동 세미나'를 위해서다. 이날 행사장은 250여명의 국내 기업가와 전문가가 참석, 독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독일은 현재 전력의 11.6%가 재생에너지로 공급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0.6%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클라우스 아우어 독일대사관 부대사는 이날 세미나 환영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독일의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을 한국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우어 부대사에 따르면 전세계에 설치된 풍력발전소 중 3분의1이 독일에 있다. 100만개 이상의 태양에너지 설비가 독일인 300만명에게 전기와 열을 공급하고 있다. 또 7500개의 수력발전설비가 전체 전력 생산량 중 5%를 담당하고 있다. 볼프강 니더마르크 한독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독일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는 이유로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기술력을 꼽았다.

 

◆ 2004년 독일 재생에너지법 수정,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큰 폭 상승

 

<표 1>은 독일의 태양광주택 10만호 보급사업의 추이를 나타낸다. 2004년 설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은 독일의 신재생에너지법이 개정된 해다. 개정법은 태양광발전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전력사가 20년간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격은 kWh당 0.45유로에서 0.62유로 사이로 정해졌다. 태양광발전설비의 설치비도 낮아지고 저리 융자를 받을 수 있어 전력판매가가 20년 보장되면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해 일본을 제치고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독일 태양광 시장과 산업 현황 및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한 크리스토프 우르프샤트씨는 "독일내에는 이미 20만개 이상의 태양광시스템이 설치됐다"며 "이 중 98%가 전력소와 연결돼 잉여 전력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르프샤트씨에 따르면 "2006년 현재 독일이 세계 태양광 시장의 52%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 750MWp의 발전량을 보인다"며 "한국은 세계 시장의 1%정도 차지하지만 아시아 국가 중에서 태양광산업에 높은 투자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정부의 지원 외에도 산업계의 투자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르프샤트씨는 "2000년 이후 태양광발전시설에 120억달러가, 태양광발전시설 제조공장에 20억달러 이상이 투자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과 정부의 투자로 제품의 효율을 높이고 단가를 낮추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999년 대비 2003년 태양광발전시설의 단가는 25% 줄었다. 1991년에 비해 60% 낮아진 수치다. 또 2006년 6월 이후 현재 시설 가격은 10% 낮아졌다고 우르프샤트씨는 전했다.

 

◆ "수력발전은 첨단 기술"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교의 에버하르트 괴데 공학박사는 수력발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력발전시설이 노후화 됐다거나 포화상태라는 견해는 완전히 잘못됐다"며 "수력분야는 첨단 기술이며 에너지안보를 위한 필수 분야다"고 강조했다.

 

타재생에너지에 비해 수력발전의 회수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풍력발전 대비 3배 이상, 태양광의 20배 이상 많다.<표 2>

 

괴데 박사는 "독일의 경우 1980년대부터 수력발전을 시작해 전국 발전기가 노후화됐다"며 "이를 철거하고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기존 발전소를 개보수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주장했다.

 

수력발전 용량에 따른 설비 투자비에 대한 그의 연구에 따르면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할 경우 (1~100kW 기준) kW당 4300유로가 소요된다. 이는 신규 설치비용의 3분의1도 안되는 가격이다.

 

괴데 박사는 "수차의 주요부품만을 교체해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에서 현재 노후돼 발전이 중단된 수력발전기를 개조하고 새로운 수차를 보강해 최대 50%이상의 에너지 생산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독일에서 40~50개 중소업체가 수력발전소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며 "기술개발에 투입되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에버하르트 괴데((Eberhard Göde) 박사

괴데 박사는 1978년 베를린 공대에서 '엔진날개 컨피규레이션에 대한 공기역학 수치 시뮬레이션’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어 몇 년간 한 스위스 업체의 간부로 재직했고, '슐처 혁신상'을 수상함으로써 실력을 인정받았다. 괴데 박사는 독일기계공업협회(VDMA)수력발전시설위원회 위원장, IEC/TC4 유압터빈 독일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1998~2000년 슈투트가르트 대학교 에너지기술대학 학장을 맡았다.

 

▲ 크리스토프 우르프샤트(Christoph Urbschat )
우르프샤트씨는 '태양열 시설을 위한 마케팅 컨셉트'에 관한 논문으로 하노버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우르프샤트는 베를린에서 기업컨설팅 전문회사인 에클라레온 GmbH(eclareon GmbH)를 설립했으며 현재 기업가이자 컨설턴트, 법정대리인으로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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