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 궁동 주택밀집지역.
전선과 통신선, 케이블선 등이 마구 뒤엉켜 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서울 강남의 이른바 먹자골목.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 뒤에 있는 전선피복이 녹아내렸다.

같은 곳 길거리에 불법으로 설치된 간판은 테이프로 감겨져 물에 젖어있다.
누전시 감전사고를 막기 위해 전기를 땅으로 흘려보내는 접지설비는 아예 없다.

장마철을 맞아 감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 감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매스컴은 연일 전기 안전 실태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보도의 주 내용은 안전 불감증이 최고조로 달해있다는 지적이다.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2일 5대 남성이 빗물에 닿아 있는 벗겨진 모터의 전선을 만지다 감전돼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이 모터에는 전력이 계속 공급되고 있었다.

지난달 파키스탄 남부에 강풍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카라치 일대에서 228명이나 목숨을 잃은 큰 사고가 발생했다. 가옥 침수와 감전사고 등으로 인명피해가 급증했던 것이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001년부터 5년 동안 총 3951명의 감전사고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여름 장마철(6~8월)에 가장 많은 사상자(평균 298명)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감전사고 사상자는 2001년 238명(사망 49명, 부상 165명)을 시작으로 2002년 187명(사망 24명, 부상 163명) 2003년 193명 (사망 22명, 부상 171명) 2004년 185명(사망 21명, 부상 164명) 2005년 168명(사망 29명, 부상 139명)으로 나타나, 매년 평균 790명이 감전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전재해 사망사고의 절반가량이 7∼8월에 발생한다.
따라서 장마철 감전피해 방지를 위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사고예방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전력구, 맨홀, 저압접속함 등 설비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개폐기, 변압기 등 구형기기를 교체하는 등 설비 고장발생 예방 특별점검을 집중 전개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도 다음달 20일까지 장마철 전기안전 강조기간으로 설정하고, 취약전기설비를 사전에 점검․보수해 재난을 예방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전력 공기업이 나서서 사고예방에 적극 나서는 것은 매우 옳은 일이며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사고의 예방에 최선의 방책은 바로 시민 스스로의 인식이 중요하다. 장마철 감전사고가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을 자신이 늘 생각하며 대비를 해야 한다.

여름철 생명을 잃기 쉬운 가장 대표적인 사고인 감전사고는 침수된 지역에서 전기가 흐르는 사실을 모르고 전기시설 등에 접근하다 발생하는 경우라고 한다.

아무리 공기업이 감전사고 예방홍보를 하고 취약전기설비를 점검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곳곳의 모든 취약지역을 완벽하게 점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설령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전기의 소중함과 함께 이를 잘못 다루면 자칫 생명을 앗아 간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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