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발전사업 '시기상조' 결정 미뤄 / 현대중공업 "원천기술이 중요" 낙관 자제

신재생에너지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발걸음이 한층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국내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과 함께 정부 정책을 앞지르는 투자는 자칫 기업의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당분간 100MW로 못박힌 정부의 발전차액 한계용량 재조정 여부와 국내 태양광 시장의 재편 경과를 지켜본 뒤 추가투자나 사업확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부발전이 발주한 3MW급 삼랑진 발전설비를 수주한 효성은 자체 발전사업에 진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론 '시기상조'란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저가경쟁 위주의 국내 태양광시장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도 뚜렷한 장기계획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금정 효성 블루오션팀 부장은 "내구성이나 신뢰성으로 평가받기에는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과다 투자기업이 정리되는 1~2년 이후에나 수익측면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나와있는 상태가 아니라 조심스럽다"면서 "시장에서 궁극적인 선두기업이 되는 전략을 찾기 위해 타이밍만 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태양광사업이 조심스럽기는 부품제조사업에 뛰어든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모듈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현대중공업은 현재 생산규모를 3배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시키며 시장동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9월께 음성 4만평 부지에 건립중인 생산공장을 30MW급 규모로 1차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유럽시장과의 30MW급 수출계약도 사실상 성사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러나 사업전망에 있어 누구보다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현대중공업 신에너지팀 과장은 "정부의 차액지원 한계는 100MW인데 비해 이미 허가물량이 127MW를 초과하고 대기물량만 230MW에 달할 만큼 시장이 뜨거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실리콘처럼 원소재 기술이 없는 우리나라는 얼마 못 가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RPA(공기업 등 신재생에너지개발공급)는 저가경쟁이며 셀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는 것도 선진국 전례에 비춰볼 때 사업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수요가 보장된 상태에서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은 독일 및 중국에서 들여온 태양광 기자재를 이달부터 삼랑진 부지에 본격적으로 설치하는 한편 강릉시 대기리에 자체 구축 중인 30MW급 풍력발전단지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한층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