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재도 부족한데 나무 에너지화는 문제"

나무를 태워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이 인기를 끌면서 산업용 목재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목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생산분마저 에너지분야에 빼앗기게 될 것을 우려해서다. 이들은 원목을 직접 연료화하는 데 반기를 들며 1차 가공을 거쳐 활용된 폐목재 등을 바이오매스로 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A업체, B공사 등은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을 계획 중이거나 현재 가동 중이다. 최근 정부의 연구 지원금으로 나무를 바이오매스로 활용하고 에너지 순환림을 조성해 목질계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가공 절차를 거치지 않은 원목을 바이오매스에 이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폐목재의 경우를 바이오매스로 이용할 경우도 재활용이 불가능한 부분을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고 목재 업계는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가동 중인 열병합발전의 시설은 산에서 벤 나무와 폐목재를 모두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한 방제시설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의혹도 있다. 접착제나 플라스틱 등 오염물질이 혼합된 폐목재를 태울 경우 인체에 해로운 온실가스가 배출돼 이를 걸러줄 수 있는 방제시설 설치가 필수적이다.


◆목질계 바이오매스 왜 문제인가

국내 목재 소비량은 연간 2300만톤으로 이 중 9%만 국내산이다. 나머지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목재 생산은 전 세계 19위 인 반면 수입량은 7위인 것만 봐도 국내의 목재 수입 의존도를 짐작할 수 있다.

 

국내산 목재와 폐목재를 모두 에너지화 한다면 옷장, 책상, 마루판 등 가구소재는 모두 수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선진국일수록 목재사용량이 증가한다는 전제하에 우리나라의 목재 소비량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의 목재 수입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톤당 5~6만원인 국내목에 비해 수입목은 15만원에 이른다. 목재 업계는 비싼 수입목 대신 폐목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폐목재 재활용 한계

그러나 폐목재를 재활용하고 싶어도 처리 시스템 부족으로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 폐목재만 한해 220만톤이 넘지만 이 중 3분의 1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 건설 폐기물 재활용 촉진법은 폐목재를 분리선별하고 재활용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2종류 이상 혼합됐을 경우 소각이나 매립이 가능토록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재활용 가능한 폐목재도 혼합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다.

  

지난해 환경부가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지자체 대형폐기물 중 폐목재 처리방법'에 따르면 55개 지자체가 폐목재를 파쇄해 매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1개 지자체에서는 폐목재를 소각해 없애고 있었다. 이들 소각장에는 폐열을 이용한 스팀이나 전기를 만들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폐가구를 태울 경우 4000kcal의 열량이 발생해 소규모의 소각로에 균열 등이 생겨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폐목재의 3분의 2가 의미없이 버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국 소각로의 용량을 키우고 스팀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며 "바이오연료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이 기존 소각시설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멀쩡한 나무를 태워 없애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강남과 노원 등 서울 몇몇 지역에서는 지역난방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생활 쓰레기를 태워 지역 난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자는 "이같은 지역난방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퍼져 저가로 지역난방을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결 방법은 없나

우리 산을 보면 1~2m씩 '소나무 무덤'이 방치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선충에 감염돼 있는 소나무를 잘라 쌓아둔 것이다. 이를 가로ㆍ세로 각 2㎝ 이하로 잘게 잘라 우드칩으로 만들면 물질화나 에너지화할 수 있다. 나무 벌채 후 잔뿌리, 가지, 우죽 등도 같은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마다

벌목 부산물을 모을 수 있는 집하장을 신설해 열병합발전소로 발전원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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