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권력이양과 韓-쿠바 교역 전망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권력이양이 22일(현지시간) 23일째로 접어들었다.
카스트로 병세 회복과 관련해 별다른 소식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가운데 동생으로의 임시 권력이양 체제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카스트로 권력이양 체제서 한국과 쿠바 간 교역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권력을 넘겨받은 카스트로 동생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의 실용주의가 경제정책의 전반을 ‘지도’할 경우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코트라(KOTRA) 아바나무역관 조영수 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라울 장관의 집권이 확고해질 경우 한국 기업에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관장은 “현대중공업이 7억5000만달러 규모인 디젤발전기 544대를 수주했다”며 “지난달 현장을 방문한 카스트로가 ‘한국 사람을 믿는다’고 밝힌 점은 한국 상품과 한국에 대한 쿠바 지도층의 생각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쿠바에선 현대, 기아 제조의 자동차와 LG, 삼성의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국산 브랜드의 인지도가 상당 수준에 달한 것으로 자체 평가된다.

쿠바 현지 신차의 20% 가량이 한국산이며, 에어컨과 냉장고도 지난해 1억5000만달러의 수출 및 수주액을 보였다.

 

쿠바 진출 11년째인 김동우 암펠로스 무역상사 사장은 라울 체제가 확립되면 정치적 부문에선 아무런 변동이 없을 것이지만, 사부문 시장경제가 활성화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매출액을 연간 기준 3000만달러 수준으로 높인 자신의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현재 쿠바 정부는 코트라가 작년 9월 무역관을 설치한 이후 자국 국영기업을 통해 한국 기업과의 거래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쿠바 국영기업 20여 곳이 한국을 방문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우리의 대(對) 쿠바 수출은 4387만 달러, 쿠바로부터의 수입은 100만 달러로 집계된다.

하지만 제3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우리나라 가전과 제3국 경유 간접수입 제품 등을 포함하면, 우리 기업의 대(對) 쿠바 수출 규모는 연간 1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발전기의 대 쿠바 수출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대 쿠바 수출 규모는 연간 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이 2008년 중 발전기 설치를 완료할 경우, 우리 기술과 장비에 의한 발전이 쿠바 전력 생산의 40~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쿠바에 수출된 주요 품목은 ▲승용차 ▲자동차 부품 ▲타이어 ▲10인승 이상 수송용 버스 ▲에어컨 ▲화물 자동차 ▲건설용 중장비 ▲디젤 엔진 ▲살균기(의료 및 이화학용) 등이다.

 

앞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에는 카스트로의 ‘에너지 혁명’ 정책에 따른 각종 전력생산증강 설비 및 절전용 기자재가 우선 순위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부문도 더욱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쿠바의 경우 한국으로의 수출에 있어 백신 및 BT(생명공학) 기술 협력을 비롯해 럼주, 과일 주스, 수산물 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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