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 상승, 정유사 입찰 떨어지면 공장 가동 멈춰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정부의 바이오디젤 확대보급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요처 마련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최근 바이오디젤에 대한 면세지원 기간을 2010년까지 연장하고, 2012년까지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3%까지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업계의 반응은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BD20은 '빛좋은 개살구'=경유와 바이오디젤을 8대 2 비율로 섞은 BD20을 판매하려는 바이오디젤업체는 자가정비시설과 탱크 및 주유시설을 갖춘 곳에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또 바이오디젤은 레미콘업체나 버스회사 등이 주요 소비처로 인식되고 있지만 자가정비시설을 갖춘 전국 24개 사업소를 제외하면 이러한 시설을 갖춘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현재 정부는 버스업체가 경유를 사용할 경우 리터당 280원의 유류 보조금을 대주고 있다. 그러나 무공해 에너지라는 바이오디젤(BD20)에 대한 보조금은 리터당 180원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임도연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개발실 과장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유류세 보조금은 50~150%까지 천차만별이나 어쨓거나 바이오디젤보다 많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즉 버스업체가 바이오디젤보다 100원 가량 저렴한 경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한편 전국에서 24개 사업소가 BD20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들은 유류세 보조금을 받지 않는 관광버스업체 등이다.

 

이와 함께 BD20의 소비처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지자체는 공익과 환경부문에서 본보기로 바이오연료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가야에너지가 서울시에 소량의 BD20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바이오디젤 생산에 뛰어든 한 업체 관계자는 "울산 등 여러 지자체에 바이오디젤을 사용할 것을 알아보고 있으나 대부분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입찰 떨어지면 공장 '스톱'=정유사는 비공개 입찰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구입한 뒤 자사의 경유와 혼합해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디젤 생산업체가 직접 제품을 공급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정유사 측은 바이오디젤의 품질, 생산량, 업체의 시설, 인력, 자금력, 기존 실적 등을 평가해 입찰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마저도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한 바이오디젤 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으로서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현금유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유사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며 "만약 다음 입찰에서 물량이 끊기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A 정유사는 최근 기존 실적이 있는 6개의 바이오디젤 업체와 신규업체인 E사와 N사 등 2곳을 입찰에 초대했다. 회사는 품질검사와 테스트 후 N사를 예비실사단계에서 탈락시켰다. N사는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며 다음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D5도 '레드오션'= 지난해 바이오디젤 5%와 경유 95%를 혼합한 BD5 보급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BD0.5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정부의 확대 보급안에 따라 매년 0.5%씩 늘리면 2012년가지 3%까지 바이오디젤을 혼합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자발적 협약을 통해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에만 소비된 BD5는 4만6000㎘였다. 이는 현재 바이오디젤 가능 생산량인 38만㎘에 훨씬 못미치는 양이다.

 

김철안 한국바이오디젤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업체들의 사업진행을 보면 향후 2~3년 안에 90만㎘의 바이오디젤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생산량이 공급량을 훨씬 추월하고 있지만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려는 업체는 꾸준히 늘고 있다. '레드오션'을 우려하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현재 정유사에 바이오디젤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7곳이지만 산업자원부에 등록한 업체만 16곳에 달한다.

 

김 국장은 "바이오디젤 생산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아 짧은 기간에 중소기업이 진입하기 쉽다"며 업체 난립을 우려했다. 

 

◆원자재 확보 어려워= 바이오디젤 생산이 '돈'이 안되는 이유로 원자재 가격 급등도 들 수 있다. 바이오연료의 인기가 높아지자 대두, 유채씨 등 바이오디젤의 원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실정. 

 

하지만 바이오디젤 업체는 정유사로의 공급 입찰이 일단 정해지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 1년까지 제품을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 현재 국내 바이오디젤 원료의 70%는 수입산이다.

 

이런 이유로 공급 물량이 많을수록 수익이 낮아지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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