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산을 탄다는 것은 나름의 보람은 있으나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산꼭대기를 바라보며 한발 한발 옮길 때마다 숨이 멎는 고통을 느낄 때도 있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올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봉우리들이 아래로 내려다보이며 어느 순간 온통 산머리가 내 어깨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정상에 섰을 때의 벅차오르는 감격을 맛보는 순간 우리는 또다시 등산의 묘미를 느끼며 행복감에 빠져든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명산들이 있으나 그래도 ‘山(산)’하면 금강산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동안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가끔 접할 기회를 얻었던 금강산에 대한 그리움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98년 9월부터 남북 분단 50여 년 만에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보다 쉽게 금강산을 오를 수 있게 됐다.

곳곳에 자연미와 인공미의 조화를 보이는 유서 깊은 사찰과 석탑ㆍ불상ㆍ불당ㆍ암자 등도 많고 금강군 일대에는 고인돌 16기, 만폭동, 옥류동에는 바위글씨가 있다.

계절에 따른 아름다움이 각각 달라, 봄에는 금강산, 여름에는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개골산(皆骨山)이라고 한다.

1만2000 봉우리, 시원하고도 웅장한 폭포. “금강산을 보기 전까지는 천하의 산수를 말하지 말라”고 한 옛 선조들은 금강산의 절경을 절묘하게 묘사했다. 그만큼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한 산을 표현한 것이다.

기자는 지난달 초 전력노조 주관으로 북한에 다녀왔다. 남북 전력산업현황 및 협력 사업에 대한 이해도 증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일정에 따라 금강산 관광도 함께 했는데 천하제일의 명산을 오르며 아쉬웠던 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그 중 한 가지는 곳곳의 아름다운 절경 군데군데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찬양 글이 씌어져 있어 본디 모습대로 지키고 가꾸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

아름다운 곳에 찾아온 모든 이들이 나와 가족들의 이름을 새기고 자취를 남기려 한다면 아무리 천하제일의 명산이라도 본래의 모습을 잃고 병들게 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원칙으로 관리했다면 차라리 잘 보존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라도 느꼈을 텐데 말이다.

관광객들 대부분의 연령대가 50대 이상에 편중됐다는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북측 안내원들도 남북분단에 대한 아픔의 크기를 직접 느끼시는 분들이 아무래도 고령이어서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자라나는 새싹들과 젊은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보고 즐겼으면 하는 아쉬움을 기자에게 직접 토로했다.

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 와 여행을 즐겨주기를 간절히 바란 것이다.

오는 2~4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논의와 함께 남녀노소 모두 사랑받을 수 있는 금강산 관광이 되도록 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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