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ㆍ바이오에너지 수요 급증 원인/옥수수.밀.콩 작년동월비 35~70% 폭등

세계 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는 브라질ㆍ미국을 중심으로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원료 개발이 본격화되는 데 따른 수요와 공급의 극심한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세계적인 이상기후와 미국 중부지역의 서리ㆍ홍수로 공급이 원활치 못한 것이 곡물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국내 경제에도 경상수지 적자 확대나 물가 상승 등의 타격이 우려된다.


◇ 옥수수.밀 값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
농촌경제연구원이 30일 발표한 '9월 세계 곡물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밀(소맥)의 경우 캔사스상품거래소(KCBOT)에서 9월물 인도분이 지난 14일 현재 t당 29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68%, 한달 전과 비교해도 21%나 오른 것으로 지난 96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옥수수와 대두(콩) 가격도 폭등세다. 같은 시점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9월물 옥수수와 대두는 각각 t당 132달러, 346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동월대비 각각 34.7%, 72.1% 오른 가격이다.

 

지난 2005년 이후 계속되는 곡물 가격 강세는 브라질.미국을 중심으로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원료 개발이 본격화되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소비도 늘면서 곡물 수요가 급증한 데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올해 세계적 이상 기후와 미국 중부지역의 서리와 홍수 등으로 곡물 수급 여건이 더욱 나빠져 지난 1986년 35%에 달했던 전 세계 곡물 재고율은 올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농산물 적자 눈덩이..사료.밀가루 값 인상 줄이어
식량 자급률이 25%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서는 곡물 가격 상승은 당장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 등의 형태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수산물무역정보(KAT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농축산물 65억3744만달러어치(1396만t)를 수입하고 11억224만달러어치(67만t)를 수출해 결과적으로 54억352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수입액은 25.3% 늘어난 반면 수출은 9.5% 증가하는데 그쳐 적자가 작년 상반기에 비해 29.1%나 늘었다. 또 이같은 적자 규모는 같은 기간 메모리 반도체 무역 흑자(52억755만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반도체로 벌어들인 돈을 모두 해외에서 농축산물을 구입하는 데 쓴 셈이다.

 

특히 단일 품목으로 수입 규모가 가장 큰 옥수수의 경우, 가격 폭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수입액이 작년 동기보다 50%이상 많은 8억7078만달러에 달했다.

 

이같은 증가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올해 농축산물 적자는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 1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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