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 멕시코만의 열대성 폭풍으로 인한 원유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배럴당 83.3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지난 20일 75.09달러에 이어 25일에는 76.09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해 8월 8일의 72.16달러보다 3.93달러, 무려 5.4% 상승했다.

 

이 같은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세는 9월말로 접어들면서 일단 하향추세로 들어섰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중장기적으로는 상향곡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72달러에서 85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도 멀지않았다고 성급한 예측을 내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치솟고 있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겨울철을 앞두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50만배럴 증산을 결정했지만 증산폭이 적으면서 오히려 유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세계 석유생산량이 곧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이른바 오일피크론이 점차 현실화되기 때문에 적잖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즉 2015년 부터 2025년 사이에 세계 석유생산량은 피크에 이른뒤 점차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석유생산량이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 확실한 반면 석유 수요는 신흥 공업국인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을 중심으로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논리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선진 각국은 석유를 대신하는 에너지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국가의 흥망성쇠는 결국 주요 에너지 원을 얼마나 확실하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도 세계 인류의 절반이 전기의 혜택을 입지 못하고 있으며 나무나 동물분뇨, 짚 등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우리는 국내외적 대책은 물론 중장기 대책 마련에 한치도 소홀함이 있어서도 안된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석유를 대체하는 미래 에너지 개발이 바로 그것이다.

 

산유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겪었던 수없는 어려움을 새롭게 극복하려는 결정적인 계기일수도 있음을 정책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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