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 협약해 놓고 나 몰라라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무더위도 일부 은행과 (주)신세계의 과냉방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실외 온도가 35도를 오르내리던 날 일부 금융사 지점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의 실내온도가 21.7도~22.3도를 기록해 '방문 고객이 추위를 느꼈다'는 말이 사실로 드러났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11일 서울시청을 포함해 25개 구청 및 대형건물의 실내 온도를 측정한 결과, 우리은행 관악점(21.7도)이 최고의 과냉방을 기록했고 뒤를 이어 농협 창동점(21.8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22.3도), E마트 등이 순위를 이었다. 

 

공교롭게도 1~3위를 기록한 우리은행, 농협, (주)신세계는 모두 지난해 서울시와 에너지절약 실천 협약을 맺은 기업들이다. 고유가시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절약을 솔선수범하겠다고 협약서에 서명한 기업들의 행동이 위선으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주)신세계(대표이사 구학서)의 경우 신세계 강남점을 비롯해 계열사인 E마트까지 과냉방의 선두그룹에 포함되어 있어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대해 정병권 신세계 홍보부장은 "손님들이 냉방을 더 해달라고 요구하면 들어 줄 수밖에 없다"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설의 특성상 24~26도(여름철 적정 실내온도 26~28도)를 백화점내 적정 온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장은 "일부에서는 덥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춥다고도 하는걸로 알고 있다"며 "과냉방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적정 온도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내온도 측정을 담당했던 백선필 에너지시민연대 차장은 "고유가시대에 관공서의 경우 이제 과냉방 하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며 "과냉방을 하는 곳들은 금융권, 백화점, 페스트푸드 음식점 등 다중 이용시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11일 측정한 서울시내 관공서 및 대형건물들의 실내 온도 측정 결과는 오는 25일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절약 실천 협약서

1. '승용차요일제'에 적극 동참하고 유류소비의 절감에 노력한다.
2. 대중교통 이용으로 경제 살리기와 환경 살리기에 앞장선다.
3.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절감 선도기업이 된다.
4. 에너지절약을 위한 방안을 추가로 발굴해 나가고, 세부적인 이행을 위한 실무협의를 계속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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