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상반기 휘발유값 바가지 1870억원' '정유업게 2006~2007 상반기 기름값 5조5천억원 폭리' '1998~2007년 상반기 주요 석유제품 바가지 27조6250억원'

 

2007 국감에서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국내 정유사들을 겨냥, 거침없이 쏟아낸 말들이 정유업계에 큰 파장을 남기고 있다.

 

진 의원은 지난 10월 18일 정유업계 기름값 5조5000억 폭리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한데 이어 21일 '유류세의 비밀', '휘발유값 바가지 1870억원' 등의 자료를 연일 배포하고, 라디오와 공중파 TV를 통해 정유사 폭리에 대한 주장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국내정유사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진 의원은 2006년의 경우 정유사가 석유공사에 보고한 평균 유가는 리터당 546.7원이었지만 실제 정유사가 주유소에 판매한 가격은 497.7원에 불과해 리터당 67원의 폭리를 취했고, 2007년 상반기에도 525.5원으로 보고된 평균가와는 달리 실제로는 458.2원에 판매해 67.3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의문이 생긴다.

 

진 의원의 주장을 토대로 예를 든다면 어떤 공장이 거래장부에는 500원을 받고 팔았다고 기입해 놓고 실제로는 50원 할인해 450원에 팔았을 경우 그 공장이 50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아닌가.

 

진 의원의 이 같은 말이 이치에 맞는 말일까? 대부분 이런 경우 공장이 50원의 손해를 본다고 생각을 하지 깎아준 금액만큼 부당이득을 챙긴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로 국민의 심기가 불편하기 이를데 없는 상황에서의 이 같은 진 의원의 발언은 정유사에 대한 불신감을 부도덕한 기업으로의 확신감으로 연결키시고 있어 정유사들의 속앓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석유협회 한 관계자는 "일단 해명자료를 통해 부당이득이 없음을 알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유가로 인해 기름값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 이런 발언들이 여과없이 나올 경우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세 부과-대리점-주유소-소비자'순으로 진행되는 유통경로에서 보면 대리점부터의 가격책정은 정유사 권한이 아니다"면서 "진수희 의원이 주장하는 60원에 대한 부당이득은 대리점 이후에서 생길 수 있을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정유사에서 챙길 수 있는 이득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진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실제판매가격과 공장도가격이 달라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해왔다는 내용으로 정유업계를 질타했다.

 

이에 따라 현행 주1회에서 월1회 정확한 가격을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석유류 가격표시제 등의 정부고시가 지난 7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이번 국감에서 진 의원이 내놓은 자료들을 보면 대부분이 고시 시행 이전인 2007년 상반기까지의 자료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봤을 때 진 의원의 정유사 몰이식 국감은 유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등에 업은 우려먹기가 아니었나 싶어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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