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초 동굴식-바닷길 수송, 3중 방호벽 세계 최고 안전성 갖춰

건물외벽 친환경 개념 도입…생태공원 조성, 관광자원 부상

갈등·대립을 화합으로 승화…사용후연료 공론화 전환점 열어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9일 오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방폐장 부지에서 우리나라의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인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방폐장의 새이름)' 착공식을 갖고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가 '첨단 에너지 메카'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다.

이날 착공식 행사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이 참석, 지난 19년의 세월을 거쳐 국민화합을 통해 태어난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의 '미래의 역할'과 '희망의 시작'을 함께 약속했다.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가 2005년 주민투표로 결정돼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함에 따라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역사에 큰 획을 긋게 됐다. 이번 착공은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의 기본 전제조건인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을 통해 자연환경 보존과 원자력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은 참여정부에서 매듭을 지은 대표적인 국책사업으로, 정부가 일방적
으로 결정하지 않고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국민적 화합으로 승화시킨 갈등 해결의 모범적 선례이자 지방자치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로써 경주는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건설과 더불어 한수원 본사 이전, 양성자가속기사업 추진 및 유치지역지원 55개 사업에 대한 12개 관련부처의 지원 등에 힘입어 ‘첨단 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케 됐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210여만㎡에 80만 드럼 처분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에 착공식을 가진 1단계 사업은 10만 드럼 규모의 시설로서 2009년 말에 준공하게 되며 나머지 시설은 이후 단계적으로 증설하게 된다.

아시아 최초로 동굴처분방식을 도입, 100% 국산기술로 건설함으로써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각 원전에서 처분시설까지의 방사성폐기물 운반은 특수용기와 선박을 이용, 안전한 해상운송 방식으로 이뤄진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방사성폐기물을 인수받아 철저한 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드럼만을 10㎝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용기에 넣어 지하 80~130m 깊이 암반 내부에 건설된 견고한 콘크리트 처분동굴에 적재한다. 방폐물 드럼을 포함한 처분용기, 처분동굴 및 암반 등 3중 보호막은 방사성폐기물을 인간생활권과 완전히 격리시켜 준다.

한편 이번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사용후연료 관리방안 공론화를 위한 전환점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즉 사용후연료 관리방안 공론화를 홀가분한 자세로 본격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원전 안에 있는 사용후연료 저장시설은 대부분의 원전에서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게 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확보해 국민들의 신뢰에 보답할 방침”이라며 “안정적 에너지 공급 임무에 충실하면서 화합경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백상승 경주시장도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건설은 지역 화합의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경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어떻게 운영되나
‘바닷길 운반, 3중 방호벽으로 안전성 확보’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지하 80~130m 깊이의 바위 속에 수직원통형 인공 동굴을 만들어 폐기물을 처분하는, 동굴처분 방식으로 지어진다.

핀란드의 올킬루오토, 스웨덴의 포스마크 처분장 등과 같은 방식이다.

지상 210여만㎡(64만평) 부지에는 주설비건물과 사무실을 비롯해 수목원, 홍보관, 전망대 등을 설치해 그 자체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며 건물 외벽부터 모든 시설에 친환경 개념을 도입, 관광 명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작업복, 장갑, 주사기, 시약병, 각종 교체부품 등 원자력발전소 뿐 아니라 병원, 산업체에서 모아진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이하 방폐물)은 압축․고화처리 과정을 거친 뒤 특수 운반용기에 담겨져 운반된다. 현재 고리, 영광, 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돼 임시 보관중인 방폐물은 전용선박을 이용해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로 해상 운송된다.

방폐물 운송선박은 이중선체 및 이중엔진을 설치하고 방사선차폐구조, 충돌방지 레이더, 위성통신 장치, 기상정보 장치, 화재방지 장치 및 비상전원 설비 등을 특수한 구조로 설계해 현재 건조중이다.

바닷길로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에 도착한 방폐물은 인수검사 시설에서 방사능측정기, 엑스레이 및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방사능 농도, 유해물질 포함여부 등 정밀한 인수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인수검사가 끝난 방폐물은 10㎝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용기에 담겨 운반트럭을 통해 처분동굴로 이동, 크레인을 이용해 차곡차곡 쌓여진다.

처분동굴이 다 차게 되면 빈 공간을 채움재로 채우고 지하수 이동을 막기 위해 운영동굴 및 건설 동굴 입구를 콘크리트로 밀봉 폐쇄하여, 사람이나 동식물의 접근을 차단한다.

현재 중ㆍ저준위 방폐장 건설은 한수원이 담당하지만 향후 운영은 전담 관리기관이 맡을 전망이다.

정부는 방사성폐기물 발생자와 관리자가 동일한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 관리사업자를 분리하기 위해 공단 설립 등 방폐물의 종합적 관리를 골자로 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법(제정안)'의 검토를 마치고 국회에 이송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 방폐장 건설의 의미

▲ 경주 에너지산업 메카로
동국대 경주캠퍼스 지역정책연구소 이영찬 박사는 연구를 통해 “2020년 경주는 2005년 대비 인구가 2배 이상 늘고 사업체수는 1만개, 주택수는 약 2만8000호, 지역 내 총생산액은 약 6조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주는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건설을 계기로 관광도시와 첨단 과학도시라는 양 날개를 펴고 새롭게 비상을 준비 중이다.

우선 한옥마을, 신라문화 체험단지, 전통도자기 전승 공방마을 조성을 비롯해 황룡사지 복원, 월성해자 발굴복원, 문무대왕릉 정비등 대대적인 문화재 복원사업과 관광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양성자가속기 배후공업단지, 역사도시문화관 건립, 컨벤션 센터 및 에너지박물관 건립, 산업단지 조성 등 첨단도시로 변모하기 위한 사업도 집중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경북도는 한발 더 나아가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의 대표주자로서 경주권을 에너지환경 기업단지와 에너지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방폐장 유치에 따라 특별지원금 3000억원 지급을 비롯해 양성자가속기사업 및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등 당초 정부가 경주시에 약속한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사업의 큰 틀도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

유치지역지원사업으로 정부(유치지역지원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에서는 55개 사업을 심의 확정(2007년 4월)하고 7개 사업은 장기 검토사업으로 확정, 지원할 계획이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의 1단계 공사가 완료되고 운영을 시작하는 2010년부터는 연간 85억원의 반입 수수료가 발생한다. 또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경주로 이전하게 되면 한수원은 본사 부지를 제외하더라도 사옥과 사택 등의 건설에만 5000여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며 이전을 완료하면 연간 42억원의 지방재정 수입이 생긴다.

직원 1000여 명이 창출하는 소비 규모는 연간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급된 정부의 특별지원금 3000억원은 경주시 명의의 기탁계정에 입금돼 연간 129억원의 이자가 발생한다. 또한 양성자가속기가 본격 가동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경주의 지역경제는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유치가 확정된 후 벌써 활기를 띠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제조업체 수가 2005년 말 875개 업체에서 지난해 말 1018개로 증가했으며, 산업단지 조성이 활발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자동차 부품 및 금속관련 300여 업체가 지역공단에 입주할 계획이다.


▲ 지속발전 가능한 토대 마련
방사성폐기물의 효율적인 처리와 안전한 처분은 자연환경 보존과 친환경적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다.

원자력 발전은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 저렴하게 공급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뛰어나 최고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매우 크다.

대부분의 에너지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소와 방폐장, 그리고 사용후연료의 재처리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전 세계 31개 원자력발전 국가 중 방폐장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대만 등 6개국 뿐이다.

작업복, 장갑, 폐 필터 등 방사선 세기가 낮은 중ㆍ저준위 방폐물의 경우 2008년부터 울진 원전부터 단계적으로 임시저장고가 꽉 차게 된다. 현재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사용후연료는 모두 울진, 월성, 영광, 고리 등 4개 원전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 중이다.

이번 중ㆍ저준위 방폐장 부지 착공을 계기로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될 수 있어 앞으로 원자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사용후연료 공론화 탄력 기대
중ㆍ저준위 방폐장 착공은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사용후연료 공론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현재 사용후연료는 각 원전내 임시 저장시설이 2016년이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중간저장시설을 추진할 경우 부지선정 단계부터 설계, 인허가, 건설 및 운영하기까지는 최소한 8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올 초부터 국가에너지위원회 산하 갈등관리전문위원회와 그 하부에 사용후연료 공론화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 방안과 중간저장 및 최종 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를 마무리짓고 올해 내부적인 공론화 방향을 설정, 내년에는 전문가를 비롯한 국민의 여론수렴 등 본격적인 공론화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08년 말까지는 관리 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ㆍ저준위 방폐장 부지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주민들의 높은 지지 속에 선정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용후연료 관리문제도 공론화를 통해 사회갈등을 최소화하고 제도적, 법적 장치를 마련해 나가는 데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사업개요
▲ 사업개요
사업시행자 : 한국수력원자력㈜ (대표 김종신)
위    치 :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일원(現 신월성원전 인접부지)
면    적 : 209만6838㎡ (약 64만평)
시설규모 : 1단계 10만 드럼(총 80만 드럼 규모로 단계별 증설)
처분방식 : 동굴처분방식(1단계)
사업기간 : 2006년 1월~2009년 12월(1단계 10만 드럼)
총공사비 : 약 1조 5228억원
종합설계사 : 한국전력기술㈜시 공 사 : 대우건설ㆍ삼성물산 공동 도급


▲ 추진경위
2005년 1월 2일 : 최종 후보부지 선정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2006년 1월 2일 :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
2006년 6월 28일 : 1단계 처분방식 선정(동굴방식)
2007년 1월 11일 :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 신청
2007년 1월 15일 : 건설ㆍ운영허가 신청
2007년 6월 12일: 주설비공사 시공계약 체결
2007년 7월 12일 : 전원개발사업실시 계획 승인
2007년 7월 18일 : 부지정지공사 착수


▲ 향후계획
2008년 12월 : 시범운영 시행
2009년 12월 : 1단계 준공

◆ 방폐장 유치지역지원사업 계획
▲ 특별지원금(3000억원) 지원
중ㆍ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8조에 근거해 특별지원금은 경주시와 협의를 거쳐 경주시 명의의 기탁계정에 3000억원 지급(2006년 5월9일)
-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으로 기탁계정에서 1500억원 인출해 경주시의 특별계정으로 인출 완료(2007년 7월23일) 나머지 1500억원은 부분 운영개시(2009년 초) 시점에 인출 예정(이자는 수시인출 가능)


▲ 유치지역지원계획 수립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5조에 근거, 경주시 지원요청사업에 대한 관계부처 협의 및 유치지역지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유치지역지원계획 확정(2007년 4월18일), 시행계획 수립 완료(2007년 6월29일)
- 지원 : 55개 사업, 장기검토 : 7개 사업 (추진여건 조성시 지원)


▲ 원자력발전사업자(한수원) 본사 이전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7조에 근거, 한수원은 방폐장(양북면 봉길리) 인근지역인 양북면 장항리를 본사 이전 부지로 선정(2006년 12월29일)하고, 2010년 7월까지 본사 이전 완료 예정


▲ 반입수수료 지원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에 근거, 방폐장 운영시점(2009년 초)부터 반입되는 폐기물 양에 연동해 징수되는 반입수수료(연평균 1만3300드럼, 85억원 추정) 지원 계획
- 총 지원 예상액 : 5100억원(연평균 85억원씩 60년간 기준)


▲ 양성자가속기사업
경주시 건천읍 일대를 사업부지로 선정(2006년 2월28일)하고, 2012년 3월까지 100Mev급 양성자가속기설치 완료 예정
- 사업비 : 총 2890억원 (과기부 1157억원, 경주시 1604억원, 기업 129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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