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반대 불구 "유럽 공략 나선다"

러시아의 절대권력 기업인 가즈프롬이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할 기세다.

 

알렉산드르 메드베제프(53ㆍ사진) 가즈프롬 부사장은 "가즈프롬이 유럽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이탈리아에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영국의 발전소를 구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 12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세계에서 가스를 가장 많이 생산, 판매하고 있는 가즈프롬은 현재 유럽의 가스 수요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앞세워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조짐이다.

 

메드베제프 부사장은 "회사는 3가지 사업을 전략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가스, 석유와 석유제품, 전력과 열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이 분야로 사업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EC)에 참가한 메드베제프 부사장은 "유럽에서도 가장 큰 전력시장을 갖추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발전은 매력적인 사업이다"며 "하지만 유럽 진출은 구상단계일 뿐이다"고 말했다. 가즈프롬은 현재 이탈리아에 가스를 다량 공급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BP사의 러시아내 석유벤처그룹인 TNK-BP도 사들일 것으로 관측됐다.

 

이날 WEC총회에 참석한 로드 로버트슨 TNK-BP 부사장은 "가즈프롬이 TNK-BP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얘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즈프롬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알렉세이 밀레르 가즈프롬 회장과 토니 헤이워드 BP최고영영자가 최근 회동을 가졌다.   

 

한편 메드베제프 부사장은 러시아의 가스관 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가즈프롬은 독일회사인 BASF, E.On과 함께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을 건설 중이다.

 

그는 "가스관 공사를 무사히 마쳐 2009년 가스를 서유럽까지 무사히 공급하길 바란다"며 "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몇몇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로부터 필요한 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변 국가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폴란드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스웨덴 등은 환경파괴를 이유로 이 사업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또 러시아산(産) 가스에 대한 유럽의 높은 의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드베제프 부사장은 "이 사업은 유럽연합의 기술적, 환경적 요구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며 가스관 건설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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