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기술유출논란 과제로 남겨

 쌍용차 노사 양측이 25일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한 올해 임단협을 극적으로 타결지음으로써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일단 씻어냈다. 
 

노사 양측은 이날 평택 본사에서 열린 본교섭에서 사측이 지난 21일 제시한 <조건부 구조조정 철회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인 일부 항목을 삭제하거나 수정함으로써 잠정 합의안을 이끌었다. 
 

이로써 쌍용차 노조는 이날 저녁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 16일부터 진행해온 옥쇄파업을 풀고 오는 28일부터는 정상 조업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사측은 이날 예정대로 임금을 정상지급하는 등 정상조업이 이뤄질 때까지 임금, 세금, 출장비 등 현금을 수반하는 각종 비용지급을 연기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짝 물러서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이날 고용, 투자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긴 했으나, 기술유출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며 고용, 투자 문제 역시 양측간 합의를 이행에 옮겨야 하는 만큼, 적잖은 과제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 = 노조가 옥쇄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이유중 하나는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 내놓았던 약속과 달리 투자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데 있다.
 

노조측은 "상하이차가 당초 약속대로 투자계획을 실천, 신차 개발, 영업망 확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현재의 경영상 애로도 해소하고 인력 구조조정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투자계획이 주요 의제중 하나였으며, 2006년~2009년 4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영업 활성화를 위한 총체적 방안을  시행한다는데 노사 양측이 합의했다.

 

문제는 매년 3000억원 전후에 달하는 투자 자금 마련 및 지난번처럼 '이행이  담보되지 않는 투자계획'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게 급선무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사측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놓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충분한 검토 후 현실 가능한 투자계획안을 제시했고 노사 양측이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유출 = 노조측이 목소리를 높였던 것에 비해 풀리지 않은 대목이다. 쌍용차측이 이날 공개한 잠정 합의안에는 기술유출과 관련한 항목은 제외됐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감시체계 협의체>를 통해 기술유출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약속을 했다는게 노조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노조가 투기자본감시센터와 함께 카이런 KD사업 라이선스 계약인 소위 'L-프로젝트'와 관련, 장쯔웨이 대표이사 등 이사진 9명을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 기술 유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노조측은 "기술유출에 대한 노조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고용 = 이번 쌍용차 노사간 대립의 핵심 쟁점은 단연 고용문제였다. 지난 2004년 10월말 노사가 맺은 특별협약과 달리 사측이 희망퇴직을 비롯해 554명 정리해고 등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한 데서 비롯됐다.

 

노조측은 "사측이 특별협약을 이행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사측은 "현 경영여건이 매우 심각해 구조조정 없이는 전체  직원의 고용이 문제가 된다"고 맞섰다.

 

하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사측은 '554명 정리해고안'을 철회하고 노측은 임금동결 등에 합의하는 등 '고통 분담' 차원에서 양측이 한걸음씩 물러섬으로써 첨예하게 대립해온 고용 문제는 일단락지었다 .
 

그럼에도 쌍용차의 적자경영을 비롯해 SUVㆍRV 시장 침체 및 타사와의 경쟁  격화, 유가 인상 등 대내외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고용문제는 언제든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현재 쌍용차 인력은 연간 20만대 생산체제에 맞춘 규모이나 올해 예상되는 생산규모는 12만여대이기 때문에 향후 판매 및 생산규모 확대 등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고용 문제는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이점을 감안해 노사 양측이 시장판매 상황 및 수요에 대응하는 효율적이고  탄력적인 인령운영체제를 갖춰나가기로 합의한 만큼, 향후 라인배치와 관련한  잡음없는 의견조율이 과제로 남게 됐다. 
 

동시에 시장수요에 맞는 생산량 확보와 적극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판매량 확대해 나가는 것도 쌍용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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