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유가, 지구온난화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열쇠는 '유연성'이다."

 

세계 석유메이저 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최고경영자였던 존 브라운이 사모투자회사의 이사로 변신, 급변하는 에너지 상황을 대처하는 방안을 들고 등장했다. 최근 비즈니스 위크지가 주최한 유럽리더십포럼에서다.

 

브라운 이사는 이 강연에서 "나는 40년간 에너지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온갖 변화를 겪었다"며 "하지만 지금이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에너지 혼란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으며 기업이 이를 뛰어넘기 위해 '기준'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브라운 이사가 내세운 '기준'은 유연성이다. 그의 유연성은 기업이 에너지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브라운 이사는 재생에너지 시장을 예로 들었다. "오늘날 몇 가지 재생에너지 기술이 시장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예컨대 풍력은 최적의 기후, 높은 수요, 적절한 송전 시스템을 갖춘 지역에서 경쟁적인 에너지원이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도 초박막 기술과 저가 기술이 도입된다면 대규모 산업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에너지 업계에서 유연성은 이같은 다양한 선택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과거 경험에 의한 분석이 아닌 조직적이고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협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능력도 필요하다고 브라운 이사는 주장했다.

 

브라운 이사는 "기업은 정부와 NGO, 소비자, 공중과 연결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규모가 커지고 국제화를 이루면서 지구온난화, 가난, 인권, 자원고갈 등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를 풀기 위해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명한 회사는 이같은 세계 이슈를 무시하거나 단독으로 문제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라운 이사에 따르면 정부와 손을 잡을 경우 새로운 에너지로 투자할 수 있도록 예산과 규제 정책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에너지 개발과 연구, 기후변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NGO나 공중은 사람들에게 기업이 하고 있는 것과 신기술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킬 수 있다.

 

브라운 이사는 이 밖에 기업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계획을 세울 것을 독려했다.

 

◆존 브라운은

BP에서 일했던 아버지와 동유럽계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8년 태어났다. 켐브리지대학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1966년 BP에 입사한 태생적 BP맨이다. 그는 1990년대 재정 압박을 겪던 BP를 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1995년 CEO에 올랐다. 1995년 470억달러였던 BP의 시가총액을 2006년 2200억달러로 키워냈다. 비결은 초대형 기업 합병을 통해서라고 알려졌다. 1998년 Amoco를 540억달러로, 1999년 Arco를 270억달러로 인수ㆍ합병했다. 이 밖에 유수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BP가 우뚝서게 된 것이다. 1998년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영국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기사작위를 받았다. 지난 8년간 '영국의 가장 인상적인 기업인'으로 7차례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동성연애자라는 것이 밝혀져 지난 5월 BP를 떠났다. 현재 리버스톤 홀딩스의 이사로 근무 중이며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