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봄 빨라지고 가을 늦어져

유럽의 봄이 30년 전에 비해 빨리 오고 가을은 늦게 온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학자들에 의해 제시됐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영국 생태수리연구센터의 팀 스파크스 박사 등 유럽 17개국 학자들이 561개 생물 종과 관련한 12만5000건의 관찰 보고서들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봄은 30년 전에 비해 평균 6~8일 빨리 오고 가을은 평균 3일 늦게 오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스페인에서는 봄철의 시작이 과거에 비해 무려 2주나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린 이 연구는 1971년부터 2000년 사이에 유럽 19개국에서 542개 식물 종과 19개 동물 종을 관찰한 12만5000건의 자료를 사용했는데 이는 식물의 개화시기 등 자연 현상의 반복적인 변화에 관한 사상 최대 규모의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 기간 식물의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 맺는 모든 현상의 78%가 빨라졌으며 3%만이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파크스 박사는 유럽 전역에서 자라는 마로니에 나무가 뚜렷한 잎돋기와 꽃피기, 결실 시기를 갖고 있어 특히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벌레가 떡갈나무 잎을 먹고 새가 애벌레를 먹는 먹이사슬을 예로 들면서 이처럼 상호 의존 관계에 있는 종들의 변화 속도가 각각 다를 경우 먹이망이 파괴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기후변화가 동식물종의 행동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학계의 연구가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크스 박사는 기후 변화로 유럽의 절기가 바뀌고 있으며 기온 상승과 동식물의 행동 변화에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지만 이 연구를 근거로 기후 변화가 인간의 탓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가 자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했다는 비판도 있는만큼 앞으로 훨씬 넓은 지역, 최대한 많은 동식물종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 연구는 유럽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자료를 섭렵한 것이며 기후변화와 계절 변화의 관련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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